지난 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창기십자가’라는 종교단체의 논란을 추적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논란은 2009년 2월 한 여인의 충격적인 고백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이 여인은 자신이 ‘창기십자가’의 창시자로부터 수년 동안 성적 유린을 당해 왔으며 다른 많은 여성이 같은 일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여성들도 이에 저항할 수 없었던 것은 창시자를 구세주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캡쳐 |
방송에서 나온 창기십자가는 인간을 십계 중 제7계명(간음하지 말라)의 죄에서 벗어날 길 없는 창기와 같은 존재로 규정한다. 따라서 인간은 색욕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없다. 결국 구세주가 색욕의 함정으로 직접 들어가 창기를 취하고 죄인이 됨으로써 인류를 구원한다는 것이 창기십자가의 주된 골자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공개한 창시자의 설교 내용은 더욱 충격적이다. 지난 2000년 설교에서 창시자는 “2000년 2월 26일 아버지의 명령이 떨어졌어요. 네가 내 씨니 내 씨를 퍼트려라. 남편 있는 여인을 취해서 당신의 씨를 하늘의 별같이 퍼트릴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라고 밝혔다.
더욱 충격적인 부분은 청소년으로 보이는 이들이 춤추며 찬송하는 장면이다. 찬송가 가사가 “영원토록 원자 씨를 낳아 드릴 게요” “뽀뽀해 주세요. 꼬마 신부들에게. 뽀뽀해 드릴게요. 나의 낭군님께” 등이다. 방송 화면이 모자이크 처리돼 정확한 나이 대를 알 순 없지만 목소리로 볼 때 청소년으로 보인다.
방송에서 전 신도들은 그곳 신도들이 창시자를 하나님으로 믿고 따르는 데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도 이 교리를 굳게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창기십자가 교리에 따라 다수의 여신도들이 창시자와 성관계를 맺었다고도 주장했다.
반면 해당 종교단체 관계자는 ‘신랑’ ‘신부’라는 호칭이나 교리는 어디까지나 종교적인 상징적인 표현이며 창시자의 성추문 역시 탈퇴한 전 신도들의 음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창기십자가’ 신도들은 한 마을에 모여 살며 TV와 컴퓨터 등 외부와의 연결 고리를 모두 버리고 사유재산도 최소화 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 마을을 ‘돌마을’이라 불리는데 그곳을 신도들은 ‘십계석국’이라는 그들만의 나라로 만들었다고 한다. 신계석국의 독자적인 국기와 국가까지 갖추고 있다고 한다.
방송을 접한 네티즌들 역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창기십자가 창시자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떳떳하다면 왜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진의 인터뷰에 직접 응하지 않았냐는 의견을 내놓는 이들도 많다. 또한 대한민국 영토 안에서 별도의 국가와 국기 등을 내걸고 그들만의 나라를 만든 것은 내란죄 등 국가보안법 위반이 아니냐고 지적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