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지.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 ‘첫사랑 추억’ 수지·송중기
올해 스크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스타를 꼽자면 <건축학개론>의 수지다. 첫사랑의 추억을 그린 이 영화에서 수지는 스무 살 여대생의 풋풋하면서도 청순한 모습으로 스크린을 채웠다. 아이돌 가수라는 사실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안정된 연기력을 과시한 수지는 이 영화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건축학개론>이 남자 관객들을 빠르게 극장으로 불러 모으며 멜로 영화로는 드물게 400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던 데는 수지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는 평가다.
상반기에 수지가 만든 첫사랑 열풍을 이어가며 하반기 핫스타로 떠오른 주인공은 연기자 송중기다. 한국 멜로 영화사상 최다 관객인 660만 명을 동원한 <늑대소년>을 통해 송중기는 여심을 흔드는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인정받았다. 더욱이 송중기는 영화 개봉과 동시에 방송한 KBS 2TV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서도 지고지순한 남자의 매력을 과시했다.
수지와 송중기가 보여준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매력은 연예계에 첫사랑 유행을 불러온 건 물론이고 그들 자신도 스타로 발돋움하는 성공을 거뒀다.
▲ 청순 이미지를 벗어던진 <도둑들>의 전지현과 청순 매력을 뽐낸 <건축학 개론>의 수지. |
영화 속에서 과감한 노출이 많았고 노출은 곧 스타를 만들었다. <은교>의 김고은은 연기 데뷔작에서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소화해 스크린 신데렐라로 부상했다. 반면 전지현은 <도둑들>에서 거친 육두문자를 쉼 없이 쏟아내는 자극적인 ‘대사 노출’로 인기 공백을 털고 다시 톱스타로 인정받는 기회를 잡았다.
영화 <은교>의 김고은은 20대 초반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연예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여배우로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전라의 노출 연기를 데뷔작에서 과감하게 보여준 김고은은 부담과 우려 대신 연기력을 먼저 인정받으며 충무로 기대주로 떠올랐다. 노출 연기에 임하는 자세도 ‘쿨’하다. 김고은은 영화 개봉 직전 “작품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부담보다 자신감을 갖고 연기할 수 있다”며 당찬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 전지현 |
# 연극배우들의 스크린 수혈 곽도원·김성균
연극배우들의 영화 진출은 송강호부터 설경구 박해일까지 꾸준히 이뤄져왔다. 하지만 올해처럼 눈에 띄는 연극배우들이 대거 영화로 유입돼 발군의 실력을 과시한 적은 드물었다.
올해 초 460만 관객을 모아 흥행에 성공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의 전성시대>는 새로운 남자 이야기로 각광받았지만 ‘새 얼굴’의 등장으로 더 큰 화제를 모았다. 검사 역을 맡았던 곽도원과 조직의 2인자로 출연한 김성균이 대표 인물. 스크린에 데뷔하기에는 늦은 30대 중후반의 나이에 이 영화에 참여한 둘은 앞서 10년 가까이 연극 무대에서 실력을 쌓아왔다. 영화에 조·단역으로 참여했었지만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건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의 전성시대>가 처음. 곽도원과 김성균은 어렵게 잡은 기회를 흘려보내지 않고 탄탄한 연기력과 개성으로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곽도원은 이후 영화 <회사원> <점쟁이들> <분노의 윤리학>에 잇따라 캐스팅돼 주가를 높였다. 액션과 코미디를 넘나드는 연기도 곽도원이 인정받는 이유다. 김성균은 스릴러 <이웃사람>에서 연쇄살인마를 완벽하게 소화해 연기 변에 성공했다.
# 싸이 ‘국제가수’ 탄생
# 오디션계 엄친아 로이킴·정준영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식’이 깨졌다. 탁월한 음악 실력에 집안과 외모까지 좋은 이른바 ‘엄친아’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싹쓸이했다. 그동안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최종 후보에 올라 우승을 차지한 주인공들은 대부분 ‘사연’을 지닌 인물이었다. 케이블위성채널 Mnet의 <슈퍼스타K>의 역대 우승자인 서인국, 허각, 울랄라세션이 대표적인 스타들. MBC <위대한 탄생>의 백청강, 구자명도 예외는 아니다. 휴머니즘 강한 사연이 있어야만 우승한다는 ‘오디션 공식’이 생긴 이유다.
하지만 올해는 예외였다. <슈퍼스타K 4>에서 우승한 로이킴과 톱4에 진입해 화제를 모은 정준영은 수려한 외모와 재력가 집안에서 자란 엄친아였다. 특히 로이킴의 배경은 화려하다. 그의 부친은 국내 대표 주류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로이킴은 현재 미국의 명문인 조지타운대학교 경영학과 입학을 앞뒀다. 연예인 못지않은 외모와 실력으로 주목받은 정준영 역시 상당한 재력가 집안이다. 방송 도중 정준영은 “강남과 강북에 각각 집이 한 채씩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