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금융이 KB금융으로부터 리딩금융 자리를 가져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날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5조 78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양사 간 격차가 5000억 원가량 발생했다. 해당 격차는 전년 2268억 원에 견줘 두 배 이상 확대된 수준이다.
진옥동 회장 체제 이후 신한은행에 의존한 수익구조는 더욱 심화됐다. 신한은행은 2024년 당기순이익 3조 6954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그룹 순이익의 74.4%가량이 신한은행에서 나온 셈이다. 이는 전년 의존도 64.8%보다 약 10%포인트(p) 높아진 수치다. KB금융그룹은 은행 의존도는 2023년 67%에서 2024년 60%로 7%p가량 낮춘 것과는 대비된다.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에서는 이미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리딩금융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안 된다”면서 “KB금융은 KB손해보험에서 8000억 원대 규모의 수익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은 손해보험 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해보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 회장이 취임한 후부터 재무적 1등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내부 통제나 이런 것들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눈길을 끈 것은 내년 3월 진옥동 회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연임을 위해서는 뚜렷한 실적 개선과 조직 장악력이 필요하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자회사의 대표이사(CEO)를 대거 물갈이했다. 14명의 자회사 대표 가운데 연임에 성공한 인사는 5명에 불과했다. 전임 조용병 회장 시대에 선임된 경영자 상당수를 퇴진시키면서 일각에서는 진 회장의 연임을 위한 정지 작업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수장 교체로 분위기를 일신하고 외연 확장의 고삐를 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진옥동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연임을 눈여겨 볼 만하다. 통상 신한은행은 은행장 연임 시 1년의 임기를 더 보장하고 있는데, 정 행장은 2년의 임기를 더 보장했다. 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 행장이 2년 임기를 보장받으며 진 회장의 연임을 위한 ‘러닝메이트’로서 안정적으로 진 회장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또 한 가지 관심을 끄는 부문은 본부장급을 부사장을 건너뛰고 사장으로 신규 선임한 것이다. 당시 선임된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 채수웅 신한저축은행 사장, 김정남 신한펀드파트너스 사장, 임현우 신한리츠운용 사장 등이 부사장 직급을 통과해 사장직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차기 회장 후보군의 중량감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신한금융그룹내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위상이 높은 신한카드에 본부장을 사장으로 선임한 것을 두고 의외라는 시각이다. 신한카드는 회장 후보군을 추릴 때 최종 후보군 명단(숏리스트)에 남는 경우가 많다.
사실 신한카드의 문동권 사장은 진옥동 회장의 경영철학대로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며 연임이 예상됐었다. 실적면에서도 업계 1위를 지켜내며 준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5721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6206억 원) 대비 7.8% 감소했지만 이는 4분기에 시행된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다. 그 해 3분기까지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을 보면 55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신한금융그룹은 근무 기강을 잡는 모양새다.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본점은 최근 직원들에게 'ON(溫) 타임' 캠페인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하루 1시간 휴식이 원칙인 만큼 점심시간을 정오에서 오후 1시까지로 제한하고, 업무시간 중 불필요한 이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이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경고성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박창훈 사장은 “평일에 술 먹다가 걸리면 진짜 가만두지 않겠다”며 다음날 업무에 지장을 줄 경우 ‘작살’을 내겠다는 발언을 했다. 직원들의 사생활까지 강제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한금융지주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앞선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전날 술자리로 업무에 지장을 주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