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
가수 싸이(35·본명 박재상)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앞에서 '강남스타일'을 불렀다. 오바마 대통령은 ‘말춤’을 추진 않았다.
싸이는 지난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의 백악관 근처 국립건축박물관(National Building Museum)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인 워싱턴(Christmas in Washington)' 공연에 참석했다.
싸이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초대 가수로 나와 피날레를 장식했다. 싸이는 이날 빨간색 계열의 금속으로 장식한 반짝이 의상을 입고 등장, 순록 뿔을 머리에 단 댄서들과 말춤을 추며 '강남스타일'을 불렀다.
이번 공연은 싸이와 오바마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두고 남다른 주목을 받았다. 싸이가 과거에 선정적인 반미(反美)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 내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참석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관례에 따라 예정대로 부인 미셸(48), 두 딸 말리아(14)·사샤(11)와 함께 싸이의 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오후 6시께 행사장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무대 뒤에서 요정 의상을 입은 어린이 4명과 사진을 찍은 뒤 객석에 앉았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에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WP)는 “참회한 싸이, 워싱턴에서 '강남스타일'을 선보이다(A penitent Psy brings 'Gangnam Style' to Washington)”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전 세계 팝의 열풍 한국 가수 싸이가 '크리스마스 인 워싱턴' 자선공연에 참석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가족과 함께 참석해 가운데 앞자리에 앉았다”고 전했다.
이어 “2004년 콘서트에서 반미 내용의 랩을 불렀다는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퍼진 지 불과 50여 시간이 지난 뒤, 오바마 대통령 앞에서 공연을 펼치기 때문에 싸이의 심장은 아마도 평소보다 좀 더 빨리 뛰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싸이는 이날 극도로 차분해 보였다”며 “싸이는 따뜻한 톤으로 이날 워싱턴 첫 방문을 '영광'이라고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어 “싸이가 과거 사용했던 단어들이 부적절했음에 대해 깊게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10여 년 전 반미 콘서트를 열어 생겨난 최근 싸이 논란은 크리스마스 축제의 분위기를 깨지 못했다“고 전하며 ”이날 싸이의 무대는 유쾌한 박수로 채워졌으며, 싸이는 이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감사하다'를 외쳤다“고 현장 분위기를 묘사했다.
한편 이날 공연이 끝난 뒤 오바마 대통령은 싸이와 잠깐 대화를 했을 뿐 공연 중 말춤을 추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연에는 싸이를 비롯해 다이아나 로스, 크리스 맨 등 유명 연예인들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미국 케이블 채널 TNT가 독점해 주관하는 이 행사는 올해 31회째로, 미국 유명 인사들이 관람하는 가운데 매년 12월 둘째 주 일요일 열리고 올해의 경우 오는 21일 전국에 녹화 방송된다.
이 자선 행사에서 모인 기금은 미국 국립아동의료센터에 보내진다.
앞서 미국 언론은 싸이가 지난 2002년과 2004년 반미 퍼포먼스를 했으며 “이라크인을 죽이는 미군과 그 가족을 고통스럽게 천천히 죽이자”는 내용의 랩을 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싸이는 ”부적절한 언어 사용을 후회하며 사과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고혁주 인턴기자 poet041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