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기준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낸 코웨이는 지난해 10월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설립해 상조업에 진출했다. 코웨이는 그동안 보유해온 영업 인력, 렌털서비스 등과 결합하면 상조업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다만 서비스 전략에서 기존 상조업체들과 충분한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와 전문가들에선 부정적 시선이 짙다.

국내 상조시장은 초고령화시대를 맞아 최근 5년 새 급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따르면 2024년 3월 말 기준 상조업체 가입자 수는 892만 명, 업체들이 가입자에게 받은 선수금 규모는 9조 4087억 원으로 10조 원에 육박했다. 삼정KPMG가 지난해 9월 발간한 ‘무덤에서 요람으로, 대전환을 앞둔 상조서비스업’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상조서비스 가입자는 404만 명으로, 9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상조업체 가입자 수가 올해 안에 10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
같은 기간 가입자들이 상조업체에 낸 선수금 규모는 3조 5200억 원에서 9조 원대로 뛰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프리드라이프’가 보유 선수금 2조 2964억 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교원라이프가 1조 3266억 원으로 2위, 대명스테이션이 1조 2633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상조서비스업은 마치 보험처럼 매달 고객들이 입금하는 선수금을 기업이 수익활동의 ‘자금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현행 할부거래법에 따르면 상조업체는 선수금의 50%를 매달 은행이나 상조공제조합에 예치해야 한다. 업체들은 나머지 50%를 활용해 본업인 장례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부동산·금융투자 등 다른 이익 창출 사업을 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할부식 거래나 선수금을 받아 운영되는 다른 산업과 비교해도 상조업은 10년이라는 비교적 긴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매달 돈이 입금된다는 점에서 (기업에) 엄청 큰 메리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상조서비스가 다른 상품과 결합될 경우 가입자 락인효과(Lock-in, 다른 기업·서비스로 이전을 막는 효과)도 볼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이를 주목한 많은 기업들이 10여 년 전부터 상조와 교육·렌털 등이 결합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교육업에선 교원, 대교 등이 대표적이었는데 최근 웅진이 프리드라이프 인수 추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코웨이는 신사업으로 상조서비스업을 낙점했다. 지난해 10월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 1월 중순부터 자사의 다양한 렌털상품과 결합한 상조서비스 상품을 시범 판매 중이다. 앞으로 장례 서비스에 더해 실버 세대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웨이는 기존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성공한 기업으로서 상조사업 역시 구독경제 영역에서 사업을 다각화한 형태”라며 “기존 고객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어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상조업계가 진출기업 증가로 이미 ‘레드오션’이 된 상태여서 차별화된 서비스 여부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는 프리미엄 실버타운이나 문화·숙박·결혼·펫·요양 등 건강·여가 부문을 결합한 상품을 내놨는데 기존 상조업체들도 이미 유사 결합상품을 판매 중이다. 프리드라이프는 상조 가입 고객을 위한 종합 건강검진, 청소, 인테리어 ‘토탈 라이프케어 멤버십’을 운영 중이다. 교원은 여행 계열사와 함께 상조·여행 결합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코웨이가 이달 시험 판매 중인 가전제품 렌털·상조 결합 상품도 이미 시장에선 흔한 형태다.
전문가들은 기존 사업과의 기본적 연관성만 주목해 상조업에 뛰어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현용 한국상조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코웨이는 기존 렌털시장에서 입지가 강한 회사로, 고객 유지 측면에서 상조와 결합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코웨이의 본업과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한 소모품 성격으로 상조산업이 이용된다면 전체 시장에 부정적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상조서비스 수요가 더 늘더라도 개별 진출 기업의 수익을 완전히 담보할 수 없는 데다 수 년에 걸친 할부 납입금으로 운영하는 사업모델 특성상 일시적으로 단기간에 수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공식 론칭 예정으로 구체적인 상품과 자금 운용 설명은 어렵다”면서 “코웨이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사업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케어 서비스와 폭넓은 혜택을 통해 코웨이라이프솔루션만의 프리미엄 실버케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