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2월 28일 공수처의 비상계엄 수사 관련 고발 사건들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공수처 청사를 압수수색했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주체(형사1부)나 사건의 성격을 고려할 때 곧바로 기소하기보다 검찰이 공수처를 압박하기 위해 활용하는 정치적인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법조계 “오 처장 인지 여부만 확인되면 기소 가능”
이번 사건은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의 고발에서 비롯됐다. 법률대리인단은 수사기록 검토 결과 공수처가 서울중앙지법에 압수수색·통신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12월 6일 윤 대통령을 피의자로 명시해 압수수색 영장과 통신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당한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은 영장 쇼핑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는 게 법률대리인단의 입장이다. 앞서 공수처는 ‘윤 대통령 사건과 관련해 체포영장 외에 압수수색 영장, 통신 영장 등을 중앙지방법원에 청구한 적이 없는지’라고 묻는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 서면질의에 “서울중앙지법에 윤 대통령 영장을 청구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오동운 공수처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오 처장은 국회에 출석해 “처음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때는 여러 비위자가 관련돼 있기 때문에 중앙지법에 관할이 있다고 봤다”며 “이후 피의자를 나눠서 업무를 처리할 때는 군인은 중앙군사법원, 김용현 피의자는 서울동부법원에 청구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허위 답변 논란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에 대해 묻는 것으로 속단해 표현이 적절하지 않게 나간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파견 직원이 작성해 국회에 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국회 서면질의는 통상적으로 수뇌부가 답변의 톤과 방향을 잡아주는 게 보편적이고 책임질 수 있는 수뇌부에서 답변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국회 답변이 제출된 다른 때와 비교하면 쉽사리 오 처장의 지시 관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도 “허위공문서 작성의 고의성도 봐야 하는데 고의성은 꽤나 주관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오 처장이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도 기소할 수 있지만 거꾸로 고의성 여부가 불분명해 무죄가 나올 수도 있다. 그만큼 기소 여부에 대한 검찰의 판단도 정치적인 지점이 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수처와 검찰의 신경전은 언제까지?
다만 아직 계엄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탓에 검찰의 압수수색을 놓고 공수처에서는 ‘과한 액션’이라는 기류가 읽힌다. 공수처 내부에 밝은 소식통은 “수사 초반 수사기획관이 공석이고 막 수사를 시작하던 상황이었다”며 “공수처가 검찰에 사건을 넘겨받기도 전인 수사 초반 단계의 영장청구를 놓고 문제 삼는 것은 힘겨루기 성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압수수색을 놓고 ‘심우정 총장의 수사팀 달래기’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공수처로 사건을 넘기는 결정을 수사팀이 사전에 알지 못해 서울중앙지검을 중심으로 ‘총장이 대체 뭘 하는 거냐’는 반발도 상당했다”며 “공수처의 수사가 적법하지 않았다는 내부 여론을 달래기 위해 전격적으로 공수처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고 전했다.
최근 심 총장은 주변에 ‘복잡한 상황인 만큼 수사는 사실관계만 보고 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검찰이 향후 공수처를 견제하기 위한 ‘옵션’을 하나 확보했다는 평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무조건 기소하는 반부패수사부가 아니라 형사1부에 배당했다는 것 자체가 ‘언제든 정치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며 “전국 형사부 최선임인 형사1부의 의미는 ‘윗선의 니즈를 정확하게 읽는 곳’인데 보통 수사 과정에서 고발된 내용 외에는 더 확대하지 않고 다양한 판단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다”고 말했다. 사건을 빠르게 처리하기보다 향후 검찰과 공수처의 관계에 ‘견제 카드’로 작동할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조기 대선이 열린다고 가정했을 때 민주당 등 야권은 검찰 개혁을, 여권은 공수처 개혁을 주장하고 있지 않느냐”며 “대선 결과에 따라 이 사건의 처분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