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쎄시오 리조트 사업은 2020년 본격적인 분양에 돌입했다. 사업은 순항을 이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서울시 강남구 소재 모델하우스, 라이브커머스 등을 통해 활발한 분양 영업이 펼쳐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2022년 초 분양률은 40%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지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그런데 2022년 3월 돌연 사업이 멈췄다.
사업 중단은 많은 미스터리를 남겼다. 최초 92억 원 규모 책임준공 전문공사 사업으로 시작됐던 쎄시오 리조트 사업은 각종 우여곡절을 거쳤다. 금융주관사를 변경하며 브릿지론을 실행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회에 걸쳐 금융주관사가 변경됐다. 그 사이 책임준공에 따른 공우이엔씨 부담금은 92억 원에서 367억 원으로 늘어났다.
공우이엔씨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천정부지로 늘어난 가운데, 모회사인 군인공제회는 단칼에 사업을 취소하는 결기를 보였다. 공우이엔씨는 사업 포기 여파로 367억 원을 상환해야 했다. 공우이엔씨는 신길동 소재 사옥을 담보로 군인공제회로부터 400억 원을 차입했다. 이 금액은 고스란히 쎄시오 리조트 사업 좌초를 수습하는 데 쓰였다.

2022년 2월 신용평가 기관 ‘한국기업평가’는 쎄시오 리조트 사업성 검증을 마쳤다. 검증 용역엔 5500만 원이 든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업성 검증 보고서 작성 방향과 관련해 군인공제회 고위 관계자들이 개입한 정황도 포착됐다.
2022년 기준 쎄시오 리조트 분양률은 41%로 집계됐는데, 분양대행사 등 기업 물량을 제외하면 분양률은 25% 정도였다. 사업성 검증 보고서 작성 당시 군인공제회 고위 관계자가 직접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를 만나 분양률 기재 기준을 바꿔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총 분양률 41% 중 분양대행사 및 기업 물량을 제외한 분양률(25%)을 보고서에 기재해 달라는 취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고위 관계자는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타당한 건지 잘 모르겠다'면서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본격적인 분양 홍보 등 활동이 제한돼 현재까지 분양률은 약 25% 정도(분양대행사 및 기업 물량 포함시 41%)로 저조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을 받은 뒤에도 군인공제회의 사업 취소 추진 기조는 이어졌다. 사업성 보고서와 무관하게 사업 취소에 초점을 맞춘 정황이 포착됐다. 군인공제회 한 고위 관계자는 공우이엔씨 측 관계자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업성 보고서를 혹평했다. 이 관계자는 쎄시오 리조트 사업성 보고서와 관련해 “수지분석 해설에 불과한 용역 보고서에 5500만 원을 지급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면서 “내가 해도 이 정도는 하겠다”고 평가절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쎄시오 리조트 사업 취소 당시 군인공제회 고위층이 지인들을 동원해 부지를 헐값으로 매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면서 “표면적으로는 배임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군인공제회가 사업 취소를 적극적으로 압박했다”고 했다.
쎄시오 리조트 사업 취소 후폭풍은 현재 진행형이란 평가다. 쎄시오 리조트 사업부지는 공매에서 여러 차례 유찰돼 아직 주인이 없는 땅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쎄시오 리조트 사업에 참여했던 하도급업체들은 공우이엔씨가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2022년 9월 공우이엔씨는 사업 공동 시공사였던 대한종건에 손실액 공동부담과 관련한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보자는 “100억 단위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사업이 군인공제회 본회 결정으로 마이너스 367억 원짜리 사업이 됐다”면서 “공우이엔씨가 동원할 수 있는 ‘최후 보루’였던 신길동 사옥이 쎄시오 리조트 사업 손실을 메꾸는 군인공제회 차입금 담보로 쓰였고, 기업 자금 사정은 점점 악화일로를 걸었다”고 했다.
그는 “쎄시오 리조트 사업 취소 이후 막대한 손실을 떠안은 공우이엔씨는 그 뒤에 이어진 여러 사업에서도 민간 사업 관련 보증 리스크, 부동산 자산 가압류 리스크, 지급정지 리스크 등이 얽히며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367억 원 규모 손실이 난 사업과 관련해 군인공제회나 공우이엔씨에서 책임을 진 고위 관계자는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공우이엔씨는 최근 ‘자금난 논란’과 ‘군 관사 관리비 유용 의혹’ 중심에 선 바 있다(관련기사 [단독] 밑빠진 독 신세? 군인공제회 자회사 공우이엔씨 자금 리스크 추적). 업계에선 공우이엔씨 자금난 관련 이슈를 쎄시오 리조트와 떼놓고 말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한 전직 군 관계자는 “군인들의 복지를 위해 만들어진 군인공제회가 책임감 없이 자금을 운용하는 데에 대한 문제점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면서 “군인공제회인지 군인공제회 고위 관계자를 위한 공제회인지에 대한 비판론이 존재한다”고 했다.
공우이엔씨 측은 “쎄시오 리조트 사업 취소 당시 변제해야 하는 금액이 커서 상당 부분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해당 사업 취소가 자금난으로 이어졌다는 부분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군인공제회 측은 “쎄시오 리조트 사업 취소와 관련해 (군인공제회가) 한 것이 없다. 사업은 시행사와 공우이엔씨가 한 것”이라며 “해당 사업은 공우이엔씨가 일정 부분에 대한 관리 등을 담당하다가 (사업 전체 책임을) 떠안게 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