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채보다 자산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진 북플러스가 갑자기 파산 신청한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또 전재국 씨와 대척점에 서있는 ‘1대 주주’ A 씨가 파산에 강하게 반발하는 까닭은 뭘까.
전재국 씨는 1998년 10월 9일 서적 도소매업체 (주)동국출판판매를 설립했다. 2005년 9월 1일 북플러스로 상호를 변경했다. 북플러스는 비상장법인이다. 대법원은 1997년 4월 17일, 12·12 군사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학살, 불법 비자금 축적과 관련해 반란수괴, 내란수괴, 상관살해, 특가법 위반(뇌물) 등 죄목으로 전두환 씨에게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판결로부터 불과 1년 6개월 지난 시점에 전재국 씨는 동국출판판매를 설립했다. 이에 “전재국 씨가 추징금 2205억 원 납부를 거부하고 만들었던 회사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북플러스”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두환 비자금이 주요 자금원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A 씨는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법원이 북플러스 파산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금융당국과 검찰 등과 협력해 자금 흐름을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A 씨는 파산 신청한 북플러스 주주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율을 갖고 있다. 또한 채권자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 이해관계자다. A 씨는 북플러스 발행주식 63만 4000주 가운데 20만 3950주(지분율 32.169%)를 보유한 1대 주주다. 상법에 따르면 주주에겐 주주열람권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재무제표에 대한 부속명세서를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북플러스는 2018회계연도부터 2022회계연도까지의 부속명세서를 A 씨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주주열람권 보장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법원이 북플러스에 부과한 이행강제금은 총 15억 3000만 원. 현재까지 A 씨가 법원으로부터 실제 집행문을 부여받아 집행한 금액은 5억 8000만 원이다. 이는 북플러스 자산을 압류했다. 따라서 이행강제금 10억여 원이 아직 남아 있다. 하지만 북플러스가 법원 요구를 이행하고 있지 않아 이행강제금은 누적되고 있다.

미납 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2020년 발의된 ‘전두환 추징 3법’은 2024년 5월 21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하지만 22대 국회에서 2024년 6월 윤종오 진보당 의원 등 22명이 ‘헌정질서 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면서 추징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이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단계다.
전재국 씨를 비롯한 김경수·권명학 씨 등 전 이사진은 현재 배임과 횡령 혐의에 연루돼 있다. 전 씨 등은 법원이 배임과 횡령 혐의를 인정해 2023년 5월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을 받고 직무가 정지됐다. 법인카드 개인 용도 사용, 회사 자금을 특수관계인 회사로 빼돌리고 유용한 정황 등 여러 형태로 북플러스에 피해를 입혔다는 강한 의심을 사고 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전 씨 등의 배임·횡령으로 회사가 입은 피해액은 73억 4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2018년 이전과 이후의 배임·횡령 혐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동안 드러난 전 씨 등의 범죄 혐의는 빙산의 일각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한 형사처벌이나 회사 측에 대한 손해배상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A 씨는 “북플러스 전·현직 이사진 범죄 혐의와 관련한 자금 흐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산 절차가 성급하게 진행된다면 전 이사진의 모든 범죄 혐의를 밝히고 채권채무관계 정리를 위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기회를 영원히 잃어버리게 된다”며 “현 시점에서 성급한 파산 절차 진행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북플러스는 재무제표상 부채보다 자산이 30억 원 정도 더 많은 상태다. 파산 절차보단 회생 절차를 통해 채권 변제 가능성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며 “회사를 질서 있게 정리한다면 1000명 이상인 (출판사 등) 채권자들이 아무 피해 없이 채권을 보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법원이 채무보다 자산이 많은 현 시점에 파산을 급박하게 선고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다. 만약 정리하더라도 파산이 아닌 회생이나 정상적인 청산 절차를 거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전 씨 등에 대해 민·형사상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 법원이 북플러스에 파산 선고를 한다면 전 씨 등으로부터 손해를 배상 받을 기회도 사라지는 셈이다. 전 씨 등이 바로 이 점을 노리고 파산을 신청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재국 씨는 우호지분을 합쳐 북플러스 주식 28만 8000주(개인 12만 4000주, 서점인 (주)리브로 16만 4000주)를 보유한 ‘실질적인 1대 주주’다. 전 씨는 리브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북플러스 설립부터 현재까지 ‘회장’이다. 2014년 4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비상무등기이사, 2019년 10월부터 대표이사이자 사내이사로 등재돼 경영에 참여해왔다.
하지만 전 씨는 2023년 5월 24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의 대표이사 및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판결로 현재는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직에서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권명학 씨는 1대 주주 A 씨가 2019년 5월 북플러스 주주가 될 때 북플러스 부대표이사(비등기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었다. 2019년 9월 사내이사로 등재됐다가 2020년 9월부터 2024년 3월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 권 씨는 북플러스뿐 아니라 전 씨와 전 씨 자녀가 100% 소유하고 있는 (주)음악세계 전 대표이사이기도 했다.
또한 전 씨가 대주주로 있는 특수관계인 회사 (주)리브로의 현 감사다. 업계에선 “전재국 돈세탁을 적극 도와주며 재산관리인 역할을 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 씨에 대한 법원의 2023년 5월 직무집행 가처분 결정 이후 권 씨는 ‘전재국 아바타’로 2024년 3월 대표이사 사임할 때까지 북플러스를 이끌었다. 김경수 씨와 함께 전 씨의 핵심측근인 셈이다.
조정행 씨는 2024년 3월 대표이사가 돼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조 대표는 1998년 북플러스 설립될 때 20대 나이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올랐다. 북플러스에서만 27년 근무한 ‘전재국 사단’ 일원이다.
일요신문은 북플러스 파산 신청과 관련해 질의하려고 조정행 대표에게 전화 걸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그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