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에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로 구성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위믹스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고, 3월 18일에는 유의 종목 지정 기간을 한 달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DAXA는 “유의 종목 지정에 관한 사실관계 및 후속조치 등에 대해 프로젝트 측으로부터 소명을 받고 있다”며 “보다 면밀한 검토를 위해 거래유의 지정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해킹 이후 위믹스 재단은 ‘해킹 규모보다 더 큰 100억 원을 1년 동안 바이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 반응은 좋지 않았다. 그동안 해킹을 당한 코인 재단이 바이백 카드를 내밀었다가 투자자 사이 신뢰가 무너졌다는 이유로 상폐 당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위믹스 재단은 유의로 지정된 상황에서 빠르게 바이백하는 것도 아니라 1년 동안 바이백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지 못했다.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김석환 위믹스재단 대표는 3월 17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킹 당시 침투 방법이 명확하게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공지하면 추가 공격에 노출될 수 있었고, 시장에 패닉이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그는 “공시 관련 결정은 내가 했고, 잘못됐다면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해 의도적인 지연 공시였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고의로 지연 공시했다’며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후 위메이드는 ‘상장폐지 절차 중단’을 요청하는 가처분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믹스는 여러 노력 끝에 2023년 2월 16일 코인원을 시작으로 2023년 하반기에 고팍스, 코빗, 빗썸 순서로 재상장이 이뤄졌다. 하지만 업비트에는 여전히 상장되지 못한 상황이다.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내에 다시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위믹스의 상황은 두 번째 상장폐지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위믹스 해킹 사태 또 다른 문제점은 공격자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격자는 위믹스 재단 내부 네트워크에 침입해 서버 권한을 탈취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석환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해커는 2023년 개발자가 공용 저장소에 실수로 등록한 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공격자가 위믹스 대체 불가능 토큰(NFT) 플랫폼 ‘나일’ 인증 키를 확보한 뒤, 약 2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침투 계획을 세운 뒤 공격을 감행했다는 사실이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와 안용운 CTO는 기자회견 중 여러 차례 고개를 숙이며 이번 해킹 사고 과정에서의 불찰을 사과했다. 김 대표는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위메이드 문제는 위믹스 해킹 사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22년 10월 ‘100% 리저브(담보) 스테이블 코인’을 표방하며 화려하게 출시한 위믹스 달러는 현재 실질적으로 담보 없는 상태로 장기간 방치되어 심각한 가치 하락을 겪고 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달러 출시 당시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위믹스 달러를 발행하는 만큼 USD코인(USDC)을 100% 담보한다”고 강조했다. 상장사인 위메이드가 공식적으로 보증한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다수의 투자자들이 위믹스 달러를 안전한 스테이블코인으로 믿고 구매했다.
그러나 2023년 7월, 위믹스 달러 위기가 찾아왔다. 위메이드가 위믹스 달러 브릿지 서비스 파트너로 선택한 ‘멀티체인’(MULTI) CEO 자오쥔이 중국 당국에 체포되면서 브릿지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로 인해 위믹스 팀은 멀티체인에 담보로 맡긴 약 1100만 USDC(약 150억 원)에 접근할 수 없게 됐고, 유저들이 위믹스 달러를 이더리움 체인의 USDC로 교환할 수 있는 경로가 차단됐다.
위메이드는 위기 상황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위믹스 달러 준비금에 대해 100% 지급을 보장한다”며 멀티체인 대신 오르빗 브릿지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2024년 1월 1일, 오르빗 브릿지마저 1000억 원 규모의 해킹을 당해 중단되는 참사가 발생했고, 오르빗 브릿지에 맡긴 위믹스 달러 담보금의 약 73%가 증발했다.

현재까지 발행된 위믹스 달러는 약 1454만 달러(약 200억 원)에 달한다. 코인 관련 정보를 다루는 텔레그램 '변창호 코인사관학교' 운영자 변창호 씨는 위메이드가 가치가 하락한 위믹스 달러를 여전히 회계상 1달러로 기입하고 있다며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했다. 변 씨는 “시장에서 1달러 가치를 잃어버린 지 2년이 된 스테이블코인을 1달러로 회계 장부에 기입해뒀다”고 지적했다.
위믹스 재단은 최근 연속된 문제가 터진 후 뒤늦게 위믹스 달러 문제를 인정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해킹 사태 이후인 2025년 3월 15일, 위믹스 팀은 ‘WEMIX$ 디페깅에 관한 현황 업데이트’를 발표하며 체인링크 프로토콜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위믹스는 이미 2024년 중반부터 체인링크 팀과 논의를 시작했다고 주장하면서도, 해킹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야 이를 공개했다. “3월 내에 상세 계획을 발표하겠다”는 위믹스 재단 약속에 대해 투자자들은 혹시 또 다시 실현되지 않은 말이 아닐지 강한 불신을 표명하고 있다.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사업은 위믹스 달러 문제와 해킹 사태로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여기에 2024년 8월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가 위믹스 코인 시세 조작 혐의로 기소된 점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위믹스 재단이 이번 해킹 사태에 서둘러 고개를 숙인 배경에는 이러한 전력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며, 제대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두 번째 상장폐지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DAXA가 4월 3주 차에 위믹스에 대한 최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김석환 대표는 “공격자를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해결책과 투명한 정보 공개 없이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