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지사는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지사는 “유쾌한 반란은 15년 전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시절 만든 말”이라면서 “어렸을 때부터 반란, 즉 뒤집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먼저 고등학교 3학년 때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상업학교 고3 졸업반인 17살 때부터 직장 생활을 했다. 사진은 제 첫 직장 수험표다. 몇 해 뒤에 너무 공부가 하고 싶어 야간대학에 들어갔다. 그리고 공무원 시험, 고시를 보게 됐고 그렇게 공직생활을 시작했다”라고 첫 사진을 설명했다.
두 번째 사진은 신문 만평이었다. 예산 심의하러 가는 장수의 옷에 칼과 창이 꽂혀 있는 그림이다. 칼과 창은 청와대에서 날아온 것으로 부총리 시절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두고 청와대와 의견 대립이 심각했던 당시 신문에 실린 만평이다. “힘들지만 소신껏 경제부총리를 했다”라고 김 지사는 말했다.
만평이 나온 당시 청와대 참모들은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 일방적인 부동산 정책을 밀어붙였고 고용시장 등 여러 곳에서 파열음이 났다. 하지만 김 지사(당시 경제부총리)는 국회에 나와 “청와대 실장은 안에 계신 스태프다.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책임을 피하지 않았던 일이 있다.
부동산 정책 관련한 의견 차이로 청와대 회의에서 고성까지 오간 건 익히 알려진 일화다. 이후 김 지사는 부총리직을 내려놓게 됐지만 시간이 지나 청와대가 밀어붙인 부동산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목을 졸랐고 결국 김동연이 옳았음이 증명됐다.

“여수에서 전어잡이를 나가며 어민 한 분이 ‘전에는 나라가 국민을 걱정했는데, 이제는 국민이 나라를 걱정한다’라고 하셨다. 벌써 4~5년 전 얘기인데 전어 그물 끌어 올리는 내내 그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라고 했다.
화면은 부총리 시절 국회 예결특위 답변 모습으로 변했다. 영상에서 예결특위 위원의 “경제 위기 상황 아니냐”라고 질문했고 김 지사는 “경제 위기가 아니고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라고 답했다.

김 지사는 정치에 뛰어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저는 무허가 판잣집에 살았다. 강제 철거당해 천막집서 살았다. 끼니 걱정하던 소년 가장이었다. 이후 공무원 돼서는 부총리까지 지내고 글로벌하게 월드뱅크에서 근무하고 국비 풀브라이트 장학금도 받고 미국에서 박사학위까지 받게 됐다. 그러고나니 정치 권유가 왔다. 오래전부터 정치 권유를 수차례 받았다. 하지만 모두 거절했다. 부총리 그만두고는 잡 오퍼도 많이 받았다. 연봉 25억~30억, 하지만 다 거절했다. 국무총리 제의도 받았지만 거절했다”라고 했다.
잠시 뜸을 들인 김 지사는 “그런데도 결국 정치하게 된 이유가 있다... 바로 ‘유쾌한 반란’이다. 세상을 뒤집고 싶어서다”라고 했다.
그는 “부총리 돼서도 정치 때문에 풀지 못한 문제들을 풀고 싶었다. 그래서 3년 반 전 단기필마로 대선에 출마한 것이다. 대선판의 어젠다를 바꿔보자. 미래, 경제, 통합 어젠다로 대선판을 세팅해서 경쟁해 보자 생각했다. 단돈 10원도 투명하고 깨끗하게 쓰자고 했다. 유세차도 없었다. 운동화가 유세차라고 했다”라며 지난 대선에 출마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경기지사 후보로 나갔다. 윤석열 당선 두 달 만의 선거다.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5개밖에 못 이겼다. 호남과 제주, 경기도도 졌다면 궤멸 지경이었을 것이다. 개표방송 출구조사 결과 0.6% 포인트 지는 걸로 나왔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대한민국에 국운이 있고 미래가 있다면 승리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라고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를 술회했다.

그러면서 해법도 제시했다. “노후 보장을 위해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 퇴직연금 3개가 합을 이루는 다층제 연금 체계가 돼야 한다. 그리고 차등 보험료도 세대 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연금 결정을 내리는 위원회에 청년 대표들이 들어가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 대응 전략에 대해서도 답했다. 김 지사는 “트럼프가 됐든 시진핑이 됐든 대한민국 외교의 기준과 원칙과 철학을 세워야 한다. 외교에 비둘기파 매파만 있는 게 아니다. 저는 부엉이파다. 부엉이파는 근면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발언해 청중의 웃음을 끌어냈다.
이어 “대한민국 외교의 축은 한미 동맹이다. 그 동맹에 기초해서 서로 간 윈윈이 되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만 중국을 일방적으로 소외시켜서는 안 된다. 한미관계의 축을 기본으로 하되 실용적으로 접근하면서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얼마든지 있다. 덧셈 외교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청년들에게 “여러분 자신이 반란을 일으켰으면 좋겠다. 유쾌한 반란이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뒤집는 반란, 자기 자신의 틀을 깨는 반란, 그리고 우리 사회를 바꾸겠다는 반란을 일으켰으면 한다”라고 했다.
김동연 지사는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끊임없는 시도와 도전과 실패를 맛봐야 한다.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결국에는 그것을, 목적했던 바를 내 것으로 만들어보기를 권한다”라고 조언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