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도어 측은 민희진 전 대표가 없는 현재의 어도어와는 함께 할 수 없다는 뉴진스 측의 신뢰관계 파탄 주장에 대해 "모순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어도어 측은 "피고 측은 프로듀싱과 관련해 민희진 전 대표가 함께 하지 않으면 연예 활동을 할 수 없으며 (민 전 대표와) 함께 가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라며 "민 전 대표가 오늘의 뉴진스가 있기까지 어느 정도 기여한 것은 틀림 없으나 '민희진 없는 뉴진스는 존재 불가능하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민 전 대표만이 뉴진스를 제대로 프로듀싱할 수 있는 인물인 것처럼 주장해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취지다.
어도어 측은 "어도어는 업계 1위인 하이브 계열사이기 때문에 그 계열사에서 다른 프로듀서를 구해서 (뉴진스를) 지원하지 못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 예로 지난 3월 23일부터 있었던 홍콩 컴플렉스콘 콘서트를 들었다. 당시 뉴진스가 새로운 이름 'NJZ'(엔제이지)로 무대에 섰던 것을 언급하며 "홍콩 공연 역시 피고들이 민 전 대표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준비한 것이고 어느 정도 성공리에 마친 것을 보면 민 전 대표만이 (뉴진스의 프로듀싱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피고들 스스로의 언행과도 모순되는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뉴진스 측은 민 전 대표의 부재 이후 어도어의 대안 마련이 충실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이 과정에서 멤버들과의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어도어와의 계약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관계가 파탄난 상태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민 전 대표의 해임 이후 어도어 경영진이 전원 하이브 측 인사로 교체된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뉴진스 측은 "법인은 법에 의한 인격체이기 때문에 경영진이 모두 교체되면 과거 법인과 지금 법인은 법률상 형식적으로동일할지라도 실질적으론 완전히 다른 법인이 된다"라며 "민 전 대표가 축출되고 하이브의 지시를 받는 새로운 경영진이 오면서 피고들이 과거 계약을 체결했던 어도어와 지금의 어도어는 완전히 다른 가치관을 가진 다른 법인이 돼 버렸다. 더 이상 이 계약을 이행할 전제가 되는 기본적인 신뢰관계가 완전히 파탄돼 같이 갈 수 없다"고 밝혔다.
뉴진스의 경우 그룹 결성의 처음부터 끝까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관여하면서 '민희진의 걸그룹'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채로 데뷔했고, 멤버들의 부모 역시 어도어라는 레이블 자체보다 민 전 대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계약을 체결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로 뉴진스는 멤버는 물론 부모들까지 민 전 대표와 깊은 관계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하나의 '영업 포인트'였고, 일부 팬들 사이에선 민 전 대표가 멤버들의 '제2의 부모'로 불리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규모 있는 소속사의 아이돌 그룹의 경우 그 소속사라는 배경이 계약 체결에 큰 영향을 끼치는 반면, 어도어의 경우는 민희진이 회사보다 부각돼 왔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민희진이 아니었다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요했다는 점이 인정될 경우엔 이 같은 사정 변경으로 인한 신뢰관계 파탄 주장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비친다. 이날 뉴진스 측은 "피고들(뉴진스)이 지금의 어도어를 신뢰하면서 계속 같이 가라고 판결하시는 것이 정의에 부합하는지 재판부께서 꼭 좀 살펴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합의나 조정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기도 했다. 어도어 측은 합의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힌 반면, 뉴진스 측은 "현재로써는 그런 상황이 아니고, 피고들 본인의 현재 심리적 상태도 그런 걸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답했다. 합의에 따라 뉴진스가 어도어로 다시 돌아가 계약상 의무를 그대로 이행할 수도 있지만, 양측의 신뢰관계 파탄 사정 등이 인정돼 계약 관계가 해소되더라도 뉴진스가 어도어에게 위약금을 물어야 할 수 있어 이에 따른 조정이 필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어도어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뉴진스 멤버들은 이번 본안 소송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NJZ라는 이름으로 독자적인 활동을 할 수 없고 현 전속계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뉴진스 측은 가처분 결정에 이의를 신청했고, 이에 대한 심문기일은 오는 4월 9일로 잡혀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