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해임 △박지원 전 하이브 대표의 “멤버들에게 긴 휴가 줄 것” 발언 △협력업체 ‘돌고래유괴단’과의 불화 △‘뉴(진스) 버리고 새 판 짠다’는 내용의 하이브 내부 리포트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 아일릿의 뉴진스 고유성 침해 △아일릿 매니저의 뉴진스 멤버 하니에 대한 ‘무시해’ 발언 △뉴진스 멤버들의 연습생 시절 사진 및 영상 유출 △하이브 PR 담당자의 뉴진스 성과 폄훼 △‘음반 밀어내기’ 관행으로 인한 뉴진스 저평가 △하이브-민희진 사태에서 발생한 뉴진스 관련 부정 여론 △하이브 이재상 CSO의 “브랜드 가치를 손상시켜 민희진과 뉴진스를 같이 날리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발언 등에 대해 어도어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전속계약상 매니지먼트의 의무 불이행 등이다.
재판부는 뉴진스 멤버들이 주장한 계약 해지 사유가 실제 해지에 이를 정도의 중대한 위반 사항이 아니고,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관계가 파탄됐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어도어가 일부 매니지먼트 업무에 소홀한 부분이 인정되긴 했으나 당시 모회사인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간 발생한 분쟁 등으로 신임 경영진 체계가 제대로 자리 잡히지 않은 상태였고, 계약상 중요한 의무인 수익 정산과 그룹 활동 지원 등 매니지먼트 업무는 성실하게 이행했다는 취지다.
다만 일부 판단에는 민 전 대표가 어도어 대표였을 시점에 이행된 것이 섞여 있고, 멤버들이 주장하는 계약 해지 사유의 다수가 신임 경영진 취임 이후 발생했으나 만족할 만큼 시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면밀히 살피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함께 2024년 4월 ‘하이브-민희진 사태’ 발생 후 수개월간 멤버들과 관련한 부정적인 여론이 발생했고, 이것이 하이브발 자료를 통해 생성됐을 가능성이 지속 제기되면서 멤버들의 하이브에 대한 불신이 시작된 점, 하이브 측 인사들로 어도어 신임 경영진이 모두 채워지면서 멤버들의 불신이 자연스럽게 해당 경영진에도 옮겨질 수밖에 없는 점 등이 더 세세히 조명돼야 했다는 것이다.

같은 해 7월 민희진 전 대표와 하이브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걸그룹 르세라핌의 소속사) 간 민·형사상 소송을 앞두고도 뉴진스 멤버들의 개인 정보나 연습생 시절 동영상 등이 언론에 유출돼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당시 멤버들의 부모가 하이브와 쏘스뮤직에 유출 경위를 확인하라며 강하게 항의했으나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가처분 결정문에도 “현재까지 채무자들(뉴진스 멤버들)의 연습생 시절 사진 및 영상이 언론에 유출된 경위가 명확히 밝혀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돼 있다.
하이브의 싸움에 미성년자를 포함한 개별 멤버들의 정보나 자료 등이 동의 없이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 지속돼 온 와중에 하이브 측 인사로 전부 채워진 어도어 신임 경영진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멤버와 부모들이 밝힌 주요 계약 해지 사유 가운데 하나였다. 앞서 2024년 7월 멤버 부모들은 매체 인터뷰를 통해 “2024년 4월 하이브는 우리를 마치 회사를 배신하고 떠나는 것처럼 묘사하더라. 과거 사건에 빗대 ‘뉴프티’라고도 저격당했다. 이렇게 오인받는 과정이 끔찍했다”고 토로했다. 하이브나 그 산하 레이블만 가지고 있을 자료가 유출되는 것을 항의했을 때도 하이브 측 관계자가 “사실관계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고 모호하게 답했다고 주장했다.

뉴진스 멤버들이 가처분 결정 이후에도 활동 중단을 선언하는 등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한 것은 향후 본안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가처분 결정에 따라 유효성이 인정된 어도어-뉴진스 간 전속계약에 따르면 “채권자(어도어)가 계약 내용에 따른 자신의 중요한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들이 계약 기간 도중에 이 사건 전속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거나 그럴 목적으로 계약상의 중요한 내용을 위반할 경우에는 계약상 손해배상과 별도로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 위약금은 연예활동 기간과 상관없이 계약해지일 기준 직전 2년간의 계약기간 중 실제 매출이 발생한 기간의 월 평균 매출액에 잔여기간 개월 수를 곱한 금액에 해당한다.
어도어는 뉴진스가 계약 해지를 선언한 2024년 11월 28일부터 현재까지 “여전히 멤버들이 제자리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으며 그에 따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 왔다. 한 엔터사 관계자는 “단순히 멤버들을 회유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외부에서 보기에도 ‘우리는 계약상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자 했는데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함”이라며 “이의신청을 했더라도 본안 판결이 나기 전까지 계약의 유효성이 법적으로 인정됐으니 멤버들 역시 속내가 어떻든 현재로서는 결정을 따라야 다음 재판부에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위약금을 물고 계약 해지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자중해야 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