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스트렘스키에게 그래서 그날 밥값 계산은 누가 했느냐고 묻자 “자이언츠 구단에서 계산했다”면서 “내가 계산했어도 충분히 괜찮았다. 여기에서는 누군가 식사 초대를 하면 초대한 사람이 밥값을 낸다. 그래서 다음에 이정후가 밥 먹자고 초대하면 이정후가 계산하게 할 것”이라며 웃었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먹어본 여러 한국 음식들 중 가장 맛있었던 게 무엇이었느냐고 묻자 “비빔국수가 제일 맛있었다. 거기에 구운 돼지갈비를 싸서 같이 먹었던 게 깜짝 놀랄 만큼 맛있었다”라고 대답했다.
야스트렘스키는 소주도 마셔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정후가 소주를 가져와서 한번 마셔봤는데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꼭 한국에 방문하고 싶다. 이정후와 함께 한국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소망 중 하나다. 꼭 그런 기회가 오면 좋겠다.”
야스트렘스키는 이정후와 함께 보내는 올 시즌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대를 나타냈다.
“그가 건강하게 복귀해서 경기에 뛰고 원정도 함께 다니면서 같이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다. 선수들은 야구장도 중요하지만 야구장 밖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 매일 야구장에만 있으면 항상 야구 이야기만 하게 되고 솔직히 조금 지루해질 수 있다. 밖에서 만나 음식 경험들, 숙소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 서로를 훨씬 더 잘 이해하고 더 깊고 건강한 관계를 쌓을 수 있다.”

“마토스가 원래 조용한 성격이고, 자신만의 루틴을 지키는 걸 좋아한다. 다른 나라 언어에 익숙하지 않으면 얼마나 어려울지 이해한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마토스가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지금은 의사소통도 훨씬 편안해졌고 야구 외적인 부분, 예를 들어 저녁 식사를 하며 편하게 대화하는 자리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 이정후와 함께 한국식 BBQ를 먹었던 경험이 마토스한테는 자기 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큰 전환점이었다고 생각한다. 그가 팀의 일원이라는 걸 더 강하게 느끼게 해주는 계기였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34세의 베테랑 외야수다. 2013년 드래프트 14라운드 전체 429순위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했고, 메이저리그 데뷔는 6년 후인 2019년 3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된 이후다. 즉 28세에 빅리그에 데뷔해 어느새 30대 중반이 된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925만 달러에 1년 계약을 맺었는데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게 돼 샌프란시스코를 떠날 수도 있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할아버지 칼 야스트렘스키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만 25년을 활약한 원클럽맨이자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타격왕 3회를 비롯해 빅리그 통산 3418안타 452홈런을 기록했고, 골드글러브를 7차례 수상했다. 야구 집안에서 성장한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팀을 위한 헌신적인 플레이와 성품 등으로 클럽하우스에서 인기가 높고 구단이 신뢰하는 선수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이정후는 자신과 공통점이 있는 야스트렘스키를 ‘마이크 형’이라고 부른다.
야스트렘스키는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어떤 선수로 평가받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정후는 비교적 빠르게 팀 분위기에 녹아들었다. 새로운 걸 시도하는 걸 굉장히 기대하고 즐거워한다. 이정후는 이미 한국의 최고 수준에서 뛰었고, 어릴 때부터 팀에서 중심 역할을 해온 선수다. 그런 면에서 이정후는 조금 더 자연스럽게 적응했던 것 같다.”
한편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와 함께 한국식 BBQ를 먹어본 루이스 마토스는 “음식도 정말 맛있고, 이정후도 아주 멋진 사람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한국 음식이 처음이었다는 마토스는 돼지갈비가 가장 맛있었고, 평소 채소를 좋아하지 않는데 쌈에다 고기를 싸 먹는 방식이 아주 좋았다고 말한다.
미국 휴스턴=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