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이 표현을 사용한 것은 미국과 세계 경제가 익숙하고 예측 가능했던 상태에서 벗어나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한 새로운 경제 환경에 진입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이먼 회장은 “관세 정책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며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될수록 좋다. 일부 부정적 효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적되어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다이먼 회장은 관세가 수입품뿐 아니라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고 국내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세 패키지가 경기 침체를 유발할지 여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확실히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이먼 회장뿐 아니라 월스트리트의 다른 거물들도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선거 기간 동안 트럼프를 지지했던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은 “4월 9일에 전 세계에 대해 과도한 관세를 시행하는 것은 실수”라며 90일간 관세 시행을 유예할 것을 촉구했다.
또 다른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10%를 초과하는 관세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 재무장관 스콧 베세트와 함께 조지 소로스의 헤지펀드에서 근무했던 드러켄밀러는 오랜 기간 공화당을 지지해온 인물이다.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억만장자인 댄 로엡 역시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개념적, 실용적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댄 로엡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행정부의 판단력 대 이데올로기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 미국 경제학자는 지난 금요일 ‘관세의 무게’ 때문에 올해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이클 페롤리의 예측은 주요 월스트리트 은행 중 최초의 경기 침체 예측이다.
다이먼 회장은 경기 침체를 직접적으로 예측하지는 않았지만, 건강했던 경제가 “트럼프의 관세 발표 전에 이미 약화되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최근 몇 년간의 ‘예외적인 경제 성과’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행된 ‘특별한 적자 지출과 양적 완화’에 의해 주도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 정책 발표 이후 JP모건 주식은 4월 3일과 4일 급락했으며, 현재 2월 19일 고점 대비 27% 하락한 상태다. 미국 은행 산업 지수(^BKX)도 같은 기간 15.5% 하락했는데, 이는 이틀간 기준 2020년 3월 이후 최악 성과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가로 이베이가 소유한 티켓 판매·구매 운영 회사 스텁허브와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는 IPO 로드쇼를 연기했으며, 또 다른 핀테크 기업 차임도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JP모건,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경영진들은 이미 M&A 자문 비즈니스의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다이먼 회장은 관세 정책과 관련해 “가장 심각한 우려는 미국의 장기적 경제 동맹에 미칠 영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방 세계의 군사 및 경제 동맹이 분열된다면, 미국 자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불가피하게 약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이먼 회장은 서한에서 세금, 교육, 의료, 은퇴 시스템 개선 방안과 인프라 투자 및 저렴한 주택 공급 필요성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그러나 자신의 은퇴 계획에 대한 새로운 지침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월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을 운영하는 기본 계획은 앞으로 몇 년 더 계속될 것이라고만 밝힌 바 있다.
한편, 다이먼 회장은 서한에서 그의 정책을 논의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이먼 회장은 작년 대선 당시 어느 후보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았지만, 트럼프와 전 부통령 카말라 해리스 진영 측근 고문들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