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율 표를 보면 베트남, 태국, 중국, 대만, 인도, 한국 순으로 높다. 이들 국가의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베트남 28%, 태국 17.1%, 중국 20.4%, 대만 14.8%, 인도 17%, 한국 18.7%이다. 중국은 베트남과 태국, 한국은 중국과 베트남을 수출 전진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이번 조치가 중국을 조준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도 거의 같은 과녁에 위치해 있는 셈이다.
게다가 대미 수출의 핵심인 자동차는 일본과 경쟁이 치열하다. 일본의 관세율은 한국보다 낮다. 미국 현지 생산 비율도 현대차그룹보다 도요타가 높다. 철강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수출 물량을 제한한 대신 관세를 면제받았지만 이번에는 그 수혜가 사라졌다.
미국이 관세장벽을 높이면 미국 외 시장으로 수출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최근 공산품 품질이 크게 개선된 중국은 저가 수출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연구개발비 지출과 보조금 등 정부의 기업에 대한 지원도 파격적이다. 중국은 광활한 내수 시장도 가지고 있다. 미국 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에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종합하면 미국이 시작한 관세전쟁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을 나라가 한국일 수 있다는 뜻이다. 새 정부가 트럼프 정부와 협상을 벌여도 얼마나 관세장벽을 낮출지 장담하기 어렵다. 북한 문제, 방위비 분담 등 미국이 지렛대의 손잡이를 쥘 수 있는 현안도 더 많다.

국가별 협상이 가능하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으로 관세를 낮출 길을 열어뒀다. 관세의 목적이 미국 산업보호와 재정수입 확대를 넘어 외교용 ‘지렛대’에도 있다는 방증이다. 트럼프 ‘다음’까지 생각하는 공화당 입장에서 관세의 경제적 이익이 그리 크지 않고 오히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만 약화된다면 트럼프 임기 후반에는 방향을 바꿀 수 있다.
특히 물가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최대 패인으로 꼽힌다. 미국은 대통령 임기 중반 중간선거를 치른다. 다음 선거는 내년 11월이다. 현재 공화당은 민주당보다 하원에서는 7석, 상원에서는 8석(무소속 포함시 6석)이 많다. 2차 세계대전 이후 19번의 중간선거에서 여당은 하원에서 17번을 패했다. 의석 3분의 1(33석)이 교체되는 상원 선거에서도 평균 4석을 잃었다. 상원과 하원 중 한 곳이라도 민주당이 과반을 회복하면 트럼프의 행보에 실질적인 제동을 걸 수 있다.
한편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지역은 유럽, 업종은 방산, 바이오 등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달러 영향력 약화가 예상되는 만큼 금이나 비트코인 같은 초국가적 자산에 대한 관심도 주문하고 있다. 미국 국채를 유망하게 보는 시각도 많다.
최열희 언론인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