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K는 2023년 사모펀드 UCK파트너스와 함께 상장사였던 임플란트업체 오스템임플란트를 공개매수하는 방식으로 사들였다. 공개매수에 들인 자금은 2조 6000억 원에 이른다. MBK는 또 UCK파트너스로부터 구강 스캐너업체 메디트를 2조 5000억 원에 인수했다. UCK파트너스는 MBK에 메디트는 팔고, 오스템임플란트는 같이 인수한 셈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MBK가 두 회사를 합병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현재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메디트, MBK 품에 안기자마자 적자
비상장사인 두 회사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했다. 두 회사 실적 모두 뒷걸음질을 쳤다는 점이 눈에 띈다. 메디트는 지난해 매출이 1422억 원으로 전년보다 12.6% 늘었지만 영업적자와 순손실은 각각 53억 원, 230억 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메디트는 MBK로 주인이 바뀌기 전인 2022년엔 매출 2715억 원, 영업이익 1426억 원이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 안팎 늘어난 데다,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으면서 MBK가 인수 가격을 2조 5000억 원이나 써내게 했다. 하지만 2023년 실적은 크게 후퇴했다. 매출이 1263억 원으로 53% 감소하고, 366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당시 메디트는 “딜러망을 대형사 위주로 재편하는 전략을 짜다 보니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한 것”이라며 “일시적인 요인이라 내년 실적은 나아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2024년에도 적자를 지속, IB업계에서는 “MBK가 기업가치를 잘못 산정하고 비싸게 떠안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딜러들이 덤핑 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명분으로 실시한 ‘판매 권장 가격 정책’ 때문에 실력 있는 딜러들이 떠났다는 분석도 있다.
메디트는 장민호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2009년 창업한 회사다. 구강 스캐너 분야에서 기술력이 독보적이라는 평가 속에 매해 고성장했다. 처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18년부터 MBK가 인수하기 전인 2022년까지는 계속 흑자를 냈다.
메디트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그럼에도 899억 원의 배당을 집행했다. MBK가 메디트를 인수할 때 일으킨 1조 원의 인수금융(대출)이 부담이 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MBK가 우리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인수금융 금리는 연 7% 수준이다.
이번 배당은 메디트가 과거 쌓아놓은 이익이 재원이 됐는데, 이로 인해 메디트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426억 원에서 683억 원으로 감소했다. 메디트 이사회엔 홈플러스 공동 대표이사인 김광일 MBK 부회장이 기타 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는데, 홈플러스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업 성장보다는 이익 회수에 더 몰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대보다 중국 시장 확장하지 못한 오스템임플란트
오스템임플란트도 지난해 부진했던 것은 마찬가지다. 매출은 M&A 등의 효과로 1조 3155억 원을 기록해 전년(1조 2083억 원)보다 8.9%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2428억 원에서 1618억 원으로 33% 감소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비상장사가 됐기 때문에 정확한 기업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상장사였을 당시 증권사들이 추산한 2024년 영업이익이 3000억 원선이었다. 글로벌 4위의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해 고성장세를 이을 것이란 낙관론이 대세를 이뤘다. 결국 오스템임플란트가 지난해 부진했다는 것은 중국 경기 둔화 여파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2위 덴티움도 중국 경기 부진으로 지난해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6월부터는 중국 수출량이 역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를 모았던 중국 정부의 물량기반조달(VBP) 정책도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VBP 제도로 대량 공급이 가능해지긴 했는데, 중국 정부가 낮은 가격을 요구하면서 이익률은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은 중국 내 점유율 1, 2위인 오스템임플란트나 덴티움이 헤매는 사이에도 글로벌 1위(중국 3위)인 스트라우만은 중국 시장 개척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스트라우만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아태지역 매출이 1조 5400만 스위스프랑(약 2638억 원)으로 전년대비 18% 성장했다고 밝혔다. 김지은 DB증권 연구원은 “기존 프리미엄 임플란트의 견조한 수요, 중국 구강 스캐너의 패키징 판매를 통해 외형 성장이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오스템임플란트와 덴티움이 올해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스트라우만의 존재감이 더 커지지는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적대적 M&A에 빠져 있다가 후폭풍”
MBK는 메디트와 오스템임플란트, 그리고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을 인수한 이후로는 뚜렷한 성과를 남기지 못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고려아연 등에 적대적 M&A를 시도했다가 실패했거나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CJ제일제당의 바이오 부문, 미용기기업체 클래시스, 반도체 전공정업체 HPSP 인수를 타진했으나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모두 중도 하차해야 했다.
MBK가 한동안 적대적 M&A에 빠져 있다가 최근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어수선한 상황에 처하면서 피인수 기업 사이에서는 'MBK가 포트폴리오 기업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보유 현금이 많아 MBK 품에 안긴 이후로도 자체적으로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지난해 브라질 임플란트업체 임프라실드보르톨리를 인수한 정도에 그친다. 생각보다는 볼트온 전략에 적극적이지 않은 셈이다. 처음 오스템임플란트, 메디트를 인수할 당시 MBK가 '덴탈 유니버스'를 꿈꾸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었지만 현재로서는 시계 제로다.
일요신문은 MBK 측에 관련 내용을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민영훈 언론인 master@ilyo.co.kr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