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가 출범 10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2024년 토스의 연결 기준 매출은 1조 9556억 원, 연결 영업이익은 907억 원을 기록했다.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 전년 실적은 매출 1조 3708억 원, 영업손실 2065억 원이다. 별도 기준 매출은 5871억 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75% 늘었다. 각각 115억 원, 480억 원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별도 기준으로도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수수료 없는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며 출범했던 토스의 성장 배경에는 ‘커뮤니티’ 중심의 차별화 전략이 있었다. 토스는 그룹별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커뮤니티 기반의 운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토스에서 주기적으로 출시하는 게임형 ‘친구 초대 이벤트’ 등도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확대에 기여하는 한편 기존 고객의 주변 커뮤니티를 토스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선 끌어들인 다음 ‘써 보니까 좋더라’는 경험을 심어주는 것이다. 기존 오프라인 서비스를 단순히 온라인으로 옮긴 다른 금융 애플리케이션(앱)들과 달리 토스는 어떻게 고객의 충성도를 끌어올릴지에 집중한다”라며 “예컨대 보험 분야에서도 토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고객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설계사가 고객과 컨택하기 때문에 굉장히 개인화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이것이 토스가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는 토스의 ‘원앱 전략’으로 연결된다. 토스뱅크, 토스증권, 토스페이먼트, 토스인슈어런스 등 모든 금융서비스가 하나의 앱 안에서 제공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토스의 모든 금융 서비스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령 고객이 다른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더라도, 각 서비스 이용자들이 별도 앱이 아닌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이면서 MAU 측면에서도 높은 집중 효과가 나타나고 이는 광고 수익 등으로 이어진다. 2024년 말 기준 토스 앱의 MAU는 와이즈앱 기준 전년 대비 29% 늘어난 2480만 명을 기록했다.
2021년 10월에 출범한 토스뱅크는 3년 만인 지난해 45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출범 이후로 최초로 연간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3년간 은행권이나 인터넷뱅킹에서 최초로 시도한 서비스가 10개가 넘는다. 토스뱅크가 출시하면 다른 은행들이 따라서 출시한 서비스도 많다”라며 “토스가 마이데이터 사업자 1위인 만큼 원래 추구하던 전략에 마이데이터를 붙이면서 고객 분석을 더 잘하고 있는 거 같다”라고 분석했다.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한 토스는 미국 나스닥 상장(IPO) 추진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토스를 미국에 상장하는 전략은 긍정적으로 본다”며 “국내에 토스뱅크를 상장할 경우 중복 상장 이슈가 발생하고, 동일 기업에 물량이 몰리면 주가 상승에도 제약이 생긴다. 차라리 미국 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는 것이 더 전략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선결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자회사 실적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토스 자회사 가운데 지난해 적자를 낸 계열사는 토스페이먼트(435억 원), VCNC(99억 원), 토스플레이스(536억 원), 토스모바일(8억 원)로 토스가 재무제표에 명기한 전체 자회사 중 절반에 이른다.
토스가 시장에서 기대하는 기업 가치는 약 10조 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 기준 토스의 자본총계는 8973억 원인데 10조 원을 인정받으려면 약 11배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IPO 시장에 도전했다가 포기한 케이뱅크의 사례를 고려하면 부담스러운 수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케이뱅크는 당시 2.56배의 PBR로 적정 시가총액을 5조 4000억 원으로 잡았지만 저조한 수요예측으로 상장을 철회했다.
해외에서의 성장성을 증명하지 못한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토스는 2023년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법인을 폐업하면서 동남아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토스는 2019년 만보기 서비스로 베트남에 진출해 초창기 약 400만 명의 MAU를 달성하기도 했지만 현지 금융 서비스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판단 끝에 현지에서 철수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동남아 쪽은 금융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고 규모가 작은 핀테크 기업들이 난립 중인데 그런 부분을 간과한 것 같다. 한국 모델을 그대로 가져가기보다는 철저한 시장 조사를 통해 맞춤형 전략을 세우고 접근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토스의 혁신 동력이 약화되면서 점차 기성 금융사들과 닮아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시장의 메기 역할이 약화된다면 토스의 매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최근 들어 토스에서 예전과 같은 혁신적인 콘텐츠를 보기 어려워졌다. 수익화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하면서 투자가 줄어든 것이 아닌가 싶다”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에 안주하면서 혁신의 속도를 너무 빨리 늦춘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토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아직 혁신성을 잃었다고 보기엔 이르다. 기업 문화 자체가 혁신을 장려하고 리스크 테이킹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며 “문제는 내부통제가 잘 안 되고 거시적인 미래 전략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인 것 같다. 투자자들에게 비전을 제시해야 상장을 하는 건데 지엽적인 혁신을 넘어서서 디지털 금융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상태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토스 관계자는 “토스는 미국 시장 관련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혁신과 플랫폼 구조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함께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