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의사들이 한의원 ‘별점 테러’

4월 8일 채널A에 따르면 경찰 수사 결과 별점 테러글 작성자 6명 가운데 4명이 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명은 공중보건의 신분이다. 경찰의 수사 대상이 된 현직 의사 2명은 “(카카오맵 리뷰에) 무책임한 평점 저하글을 작성했고, 이는 명백한 저의 잘못이다”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된 내용이 포함된 리뷰를 작성했다” “한의원 측에 큰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등의 내용을 담은 반성문을 한의원 측에 제출했다.
이들은 A 한의원이 피부 미용 클리닉을 제공하는 등 피부 미용 시술을 하는 것을 비판하기 위해 이 같은 후기와 별점을 등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에선 우회적으로 한의사의 피부 시술을 비판하는 일들도 있었다. 별점 테러가 이뤄지기 하루 전인 2024년 8월 13일 임현택 전 의협회장은 자신의 SNS에 A 한의원의 이름 일부 중 한 자씩 넣은 게시물을 올렸고, 14일에는 노환규 전 의협회장이 한 한의원의 비급여 항목 안내 글을 업로드하며 우회적으로 한의사의 피부 시술을 비판했다.
4월 9일 한의협은 입장문을 내고 “아무런 근거 없이 한의사와 한의약을 비방하고 폄훼해 온 파렴치한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면서 “의료계는 깊은 반성과 함께 1년에 1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퍼부으며 한의사와 한의약 말살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는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방특위)’를 자발적으로 해체하고 다시는 이 같은 불법적인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강도 높은 자정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직능 간 상호 비방과 폄훼를 금지하는 법 개정 추진을 촉구했다.
한방특위는 이틀 뒤인 4월 11일 성명서를 내고 “(한의협 측의) ‘의료계의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한의약 폄훼’라는 입장은 사실을 왜곡하고 전체 의료계를 부당하게 매도하는 것으로 한의협의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한다”면서 “한방특위가 한방의 비과학적 요소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한의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과 평가를 촉구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의료 전문가 단체의 당연한 책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의협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고유 업무 범위 명확하지 않아 판례도 사안따라 달라져

미용 의료 시장은 점점 커지고, 비급여 진료가 대부분이어서 의료계의 진출이 활발하다. 실제로도 의사들이 전공의 수련을 하지 않고 일반의(GP) 신분으로 미용 전문 병원을 개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2024년 일반의 자격으로 개원한 의료기관은 759곳으로 전년 대비 14.1% 증가했다.
미용 의료 시장은 최근 수년 동안 매출 하락세를 겪고 있는 한의원들에게도 새로운 활로가 되고 있다. 보톡스와 레이저 등을 취급하는 한의원이 늘고 있고, 일부 한의원에서는 외과 전문의를 고용해 토닝 레이저(색소 침착 개선)와 슈링크 레이저(피부 탄력 개선), 물광주사 등 피부과 의원에서 이뤄지는 피부 시술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의사 단체 차원에서도 피부·미용 의료 시장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2024년 4월 서울시한의사회는 ‘피부·미용 교육센터’를 열고 전국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피부·미용 시술 교육에 나섰다. 하루 최대 4번의 교육이 진행되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한의사들은 주사와 제모, 레이저 토닝, 보톡스, 필러, 실리프팅 등 다양한 시술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의협은 이러한 의료 행위자체가 불법이라면서 “불법 시술을 하는 한방기관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의사 외에 다른 의료직군이 미용의료를 수행하고 있다. 일본은 의사 관리하에 간호사가 제모 등 레이저 시술을 할 수 있고, 호주와 캐나다는 공인간호사가 의사의 처방 하에 보톡스, 필러 등을 시술할 수 있다. 미국도 제한적으로 간호사에게 미용 의료 수행을 허용한다. 미국 일부 주는 의사 위임 없이도 간호사가 레이저 시술을 할 수 있다.
국내 의료법상 의사와 한의사는 각각 의학과 한의학에 기반한 의료 행위를 할 수 있고, 면허로 허용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이원적 의료체계가 규정돼 있다. 하지만 피부·미용 의료 시장의 경우 의료기기의 위험도에 따라 등급만 분류돼 있을 뿐 의사와 한의만 할 수 있는 고유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대법원 판례도 달라지고 있다. 2014년 대법원은 환자 100여 명에게 광선조사기인 IPL로 여드름과 잡티 등 제거 시술을 한 한의사에게 유죄 취지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2022년 대법원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에 대해서는 1심과 2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판결을 뒤집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한의사도 의료인이기 때문에 진단 분야와 무슨 의료기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규제 여부가 달라진다”며 “개별 의료 행위에 따라 판례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된다, 안 된다’로 구분 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직군에 피부·미용 의료를 개방하는 등 개편 관련 내용은 내부적으로 각 전문위원회에서 검토는 하고 있으나 뚜렷하게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