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는 동안 어도어 소속 유일한 그룹인 뉴진스(NewJeans)도 ‘민희진 없는 어도어’에 결별을 고하며 계약해지 분쟁에 참전했다. 소송은 각자 ‘투 트랙’으로 진행되지만,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는 만큼 이들은 모두 2025년에도 활동보단 법정 안 소식으로 대중들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상반된 주장이 이어지는 동안 하이브는 2024년 5월 31일 예정됐던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 민 전 대표를 해임하기로 했다. 그러나 민 전 대표가 하이브에 대해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재판부가 민 전 대표의 손을 들면서 좌절됐다. 당시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할 계획을 세운 것은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단계까지 이르지 않은 점을 짚으며 해임의 사유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 소송 결과는 민 전 대표가 1년가량 이어지고 있는 분쟁에서 얻은 첫 승리였다.
분쟁의 시발점으로 지목된 업무상 배임 혐의가 1차적으로 배척됐던 만큼 남은 소송의 승기도 민 전 대표에게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후 민 전 대표로서는 하이브와 소송에서 아직까지 이렇다 할 청신호가 비치지 않고 있다.

주주간계약 해지 문제를 놓고도 다툼을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는 2024년 7월 민 전 대표와의 주주간계약이 해지됐다고 주장하며 ‘주주간계약해지 확인 소송’을 제기한 반면, 민 전 대표는 2024년 11월 초 자신이 계약해지를 통보함으로써 해지된 것이라고 반박하며 ‘풋옵션 행사에 따른 대금청구 소송’으로 맞불을 놨다. 이 소송의 결과에 따라 민 전 대표의 어도어 지분 등에 대한 약 260억 원 가치에 해당하는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권리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민 전 대표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계약해지의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느냐에 따라서도 판단이 갈리는 만큼, 만일 재판부가 민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준다면 하이브가 그간 주장해 왔던 민 전 대표의 업무상 배임 등 계약해지 사유 및 대표이사직 해임 사유도 반박될 수 있다. 반대로 하이브가 승소할 경우엔 민 전 대표가 고스란히 부메랑을 맞게 된다. 2024년 4월부터 이어져 온 양측 간 분쟁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소송 결과에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으로 이 분쟁에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전속계약 해지’를 앞세워 참전하게 된 그룹 뉴진스에 대해선 우려가 뒤따른다. 2024년 8월 전까지는 뉴진스 역시 회사의 싸움에 휘말려 부당한 비난을 받는 피해자의 입장이었지만,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민 전 대표를 본격 지지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대중들의 반응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 28일 어도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올해 3월 초까지 ‘NJZ’(엔제이지)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이들을 향해 응원이 쏟아진 동시에 법적으로 계약 관계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독자 활동을 펼치는 것이 향후 소송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대외적으로 뉴진스와 민희진 전 대표가 함께 움직이진 않지만 같은 법무법인을 선임했다는 점과 사실상 양측의 소송 내용이 일부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어느 한쪽의 최종 결과는 다른 한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민 전 대표가 주주간계약 해지 등 소송에서 먼저 패할 경우 그로 인한 부정적인 여론이 뉴진스에도 동일하게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분쟁 후 1년이 지나면서 팬들의 반응도 대중들만큼이나 엇갈리고 있다. 멤버들과 민 전 대표를 적극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온 지난해와 달리, 전속계약 관련 가처분 소송 결과가 나온 직후부터 적지 않은 팬들이 민 전 대표와 선을 그으면서 “뉴진스는 어도어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4년 5월 더블 싱글 ‘하우 스위트’(How Sweet) 발매 이후 사실상 국내 공식 활동이 중단된 상태라는 점을 짚으면서 “소송이 길어질수록 공백기도 늘어나고, 대중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무대 위에서 활약하는 이전의 뉴진스의 모습”이라며 복귀를 촉구하는 단체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본안 소송으로 올 한 해도 넘기게 된다면 앞서 뉴진스 멤버의 부모들이 우려했던 ‘하이브의 뉴진스 수납’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 이들의 호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