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후추나방 애벌레의 위장술은 가히 동물들 사이에서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말라붙은 나뭇가지처럼 보일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에 맞춰 색깔까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무 표면의 울퉁불퉁한 질감까지 그대로 재현해내기 때문에 깜박 속을 수밖에 없다. 이는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아시아, 유럽, 북미 등 북반구 여러 지역에 서식하는 후추나방 애벌레의 몸통은 불규칙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머리는 부러진 줄기처럼 생겼다. 또한 다리는 자그마한 가시 같은 형태다. 이런 구조 덕분에 나뭇가지에 머리를 고정하고 몸을 바깥으로 쭉 뻗어 진짜 나뭇가지처럼 보이도록 하는 자세를 잡기도 한다. 게다가 이 자세로 오랜 시간 버틸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놀랍다. 심지어 새의 배설물처럼 보이도록 자세를 바꾸기도 한다.
성충 역시 애벌레만큼 인상적이진 않지만 뛰어난 위장술을 선보이긴 마찬가지다. 가령 나뭇가지 위에 앉아있을 때면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도록 후추를 뿌린 듯한 무늬의 날개 패턴으로 자신을 보호한다. 출처 ‘아더티센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