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B 회사의 전문성과 열린 분위기에 놀랐다는 수지는 ‘태생적으로 타고난 피지컬’과 ‘실전 경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한국 AV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수지는 한국 보수적인 성 문화 속에서도 “인식은 우리가 만들어 간다”며 “성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모델에서 AV 배우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모델을 6~7년 하다 보니 몸이 하나의 재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체는 변화되는데, 지금 이 순간을 담지 못하면 아깝다는 생각에 MIB에서 활동하게 됐다. 한국에서는 AV라는 장르를 아직 도전하기 두려워하는 편인데, 내가 먼저 활동하면서 인식 변화도 해보고 싶었다.”
—'지금 이 순간을 담지 못하면 아깝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직업을 통해 본인의 어떤 면을 기록하고 표현하고 싶은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지금 모습은 영원하지 않고 점점 변한다. 이 자체로도 재능이고 누군가에겐 꿈이 될 수 있는 모습인데, 귀한 재능을 아끼기보단 드러내고 보여주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하루하루의 내 모습을 담는 게 소중하다고 깨달았다. 젊음이라는 이 시간들, 내 모습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싶다.”
—모델 활동 경험이 현재 AV 배우 활동에 어떤 도움이 되고 있나.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했던 것보단 행사나 파티, 카메라 앞에서 있던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었다. 과거에는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했고 자신을 강박적으로 괴롭히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훈련을 통해 성장했다. 모델 활동 경험과 카메라, 팬들, 스태프들과의 소통 덕분에 미디어 영상에 자신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성인 영상 작업 역시 단순한 야한 콘텐츠가 아닌,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
—MIB 회사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원래 성적인 것에 관심이 많지 않았는데, 내 인플루언서 활동을 본 MIB에서 먼저 캐스팅 제안이 왔다. 회사에 들어와 보니 음침할 거라는 편견과 달리 분위기가 매우 밝고, 직원들도 자유롭고 편안했다. 개방적인 분위기가 신선했다. 성에 대해 세세하게 공부하고, 고객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작품 하나를 만드는 프로페셔널한 태도를 볼 수 있었다.”

“어렵지 않은 이미지가 됐으면 한다. 소위 ‘도전 장벽’이 높지 않은 모습이면 좋겠다. 그래서 친한 누나, 동생, 친구 같은 친근한 모습으로 비춰졌으면 한다. 현재는 처음으로 모든 걸 보여주는 과정이라 쑥스럽고 아직 어렵지만, 앞으로는 당당히 여러 가지 모습들로 활동하는 걸 보여주고 싶다.”
—AV 배우로서 가진 강점이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나.
“아무래도 주변 배우에 비하면 몇 살 많다보니 경험이 아닐까 싶다. 또 태생적으로 갖고 태어난 피지컬이 좋다. 가슴, 허리, 골반의 비율이나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는 몸이다. 관리만 잘 한다면 충분히 건강하고 누구에게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얼굴에도 손을 많이 안 대서 자연적인 이미지도 강점이다.”
—대만 엑스포(TAE) 참가 경험은 어땠나.
“K-컬쳐가 요즘 핫하다 보니 한국인으로서 어느 정도 반겨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이 반겨줘서 놀랐다. 단 며칠밖에 있지 않았는데 팬들이 기억해주고 선물도 가져다주는 게 신기했다. 대만 팬들이 한국어를 어느 정도 구사하는 걸 보고 정말 놀랐다. 우리는 대만어를 준비해갔지만, 실제로 한국어 인사를 더 많이 들었을 정도로 한류 힘을 느꼈다. 한국에서는 아직 성문화에 어려움이 있지만, 그 현장의 열기를 느끼며 우리도 충분히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왔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 AV가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역시 한류를 무시할 수 없다. 한국 문화의 활동 범위가 전 세계적으로 넓어지고 있을 때라 전통과 신문화가 어우러져 우리만의 색과 힘으로 색다른 분위기와 에너지가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한국 AV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강점은 연출이다. 뭔가 색다른 요소에도 도전을 많이 해보는 편인 것 같다. 그게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적 정서나 색채가 AV 콘텐츠에 어떻게 반영될 수 있을까.
“현명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 한국이니만큼 아이디어나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들이 모인다면 그것 자체가 우리의 색이 되지 않을까. 특정 색채가 아니라 어떤 색깔하고도 어우러져 융화되는 모습 그 자체가 한국의 색채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한국의 보수적인 문화에서 AV 배우로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 유교 문화다 보니 사회적인 인식을 통째로 바꿀 수가 없다. 근데 어느 날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 분명히 못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 나라든 이런 문화는 존재하고 그것에 대한 편견이나 인식은 우리가 만들어 간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먼저 인식을 개선하기엔 아직 나는 작은 존재지만, 나라도 먼저 직업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디서 직업을 물어보면 숨기지 않고 당당히 말하고 다니는 편이다. 열 사람 중에 한 사람이라도 인식에 긍정적인 변화를 준다면 그 역할로 충분히 만족한다.”
—촬영 장소 섭외 과정에서 ‘쫓겨났던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속상했다고 했는데, 이런 업계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아직까지도 성 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눈에 띄게 바뀐 것 같지 않다. 어떤 일이든 처음이 어려운 것이니 한 번 마음의 문을 열면 이런 업계는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려면 물론 배우들은 당연히 부단히 노력해야겠지만, 이걸 조금이라도 들어주고 알아주는 시민분들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될 때까지 한 번 도전해 보려고 한다.”
—주변에서도 영상이 올라오면 알게 될 수도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해 신경을 쓰나.
“이 일을 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나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미 고민을 끝내고 결정을 냈을 때는 내 주변 최측근들에게는 이미 말을 했다. 내가 나인 이상 직업이 중요한가 싶었다. 다행히 내 주변 사람들은 ‘AV 배우도 사람인데, 똑같은 사람인데, 그냥 너는 너다’라고 해줬다. 불편하지 않다고 말해줘서 고마웠다.”
—해보고 싶은 장르나 콘셉트가 있나.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 다 해보고 싶다. 다 할 때까지 그만 둘 생각이 없다. 특정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팬들과 소통할 때의 경험은 어땠나.
“안전상의 걱정을 많이 했었다. 직업 특성상 몸에 대해 가볍게 여기거나 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많이 걱정했다. 온라인으로 소통할 때도 악플이나 비방글을 받은 경험이 있어 무섭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직접 만나보니 정말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모습들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한 분 한 분 더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고,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된 것 같다. 예쁘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TAE는 너무나 대단한 경험이었다. 앞으로 다시 이런 행사가 있으면 또 꼭 참가하고 싶다. 이 직업을 통해 계속 성장하고 도전하면서 인식 변화에도 기여하고 싶다.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대만=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