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지주사 대상홀딩스의 지분구조를 보면 최대주주인 임상민 부사장이 지분 36.71%, 뒤이어 임세령 부회장이 20.41%를 갖고 있다. 임창욱 명예회장이 4.09%, 임 명예회장의 아내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3.87%, 대상문화재단이 2.22%를 보유 중이다.
2001년 두 자매의 지분은 2.57%로 동일했지만 임창욱 명예회장이 당해 대상 지분 800만 주(17.34%)를 증여할 당시 임상민 부사장에게 200만 주를 더 증여해 차녀(500만 주)가 장녀(300만 주)보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재계에서는 임세령 부회장이 1998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상무)과 결혼해 출가한 탓에 임 명예회장이 당시 미혼인 임상민 부사장을 차기 총수로 염두에 두고 더 많은 지분을 증여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임세령 부회장이 2009년 이혼 후 2010년 대상그룹 경영에 복귀하면서 승계와 관련해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2009년 임창욱 명예회장이 임상민 부사장에게 장외거래로 대상홀딩스 지분 6.73%(250만 주)을 양도해 힘을 더 실어줬다. 임세령 부회장이 부모인 임 명예회장 부부의 지분을 증여받더라도 임 부사장의 지분율에 한참 못 미치는 구조여서 두 자매의 지분 서열이 뒤바뀔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시각이 많다.

경영수업은 임상민 부사장이 먼저 받았다. 임 부사장은 2007년 대상그룹 계열 투자회사 UTC인베스트먼트 투자부서 차장으로 입사한 후 2009년 대상으로 자리를 옮겨 2012년 상무, 2016년 전무를 거쳐 2023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임세령 부회장은 2010년 대상그룹 내 외식프랜차이즈 계열사인 대상HS 대표로 경영에 복귀한 뒤 2012년 대상 상무로 이동, 2016년 임 부사장과 함께 전무로 승진했다. 이때까지 임 부사장과 승진 시기 등이 비슷했지만 임세령 부회장은 2021년 부사장, 사장 등 직급을 두 단계 뛰어넘어 곧바로 전략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때부터 재계에서는 그동안 임 부사장에게 쏠렸던 후계구도가 임 부회장 쪽으로 넘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동안 대상그룹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 갈피를 잡지 못한 편이었다. 임세령 부회장 승진 후 육류사업으로 방향을 잡고, 인수합병(M&A)을 통해 관련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임 부회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이 육류사업에 나선 것은 2019년 축산물 도매업체 디에스앤(현 대상네트웍스)를 인수하면서다. 이후 2021년 수입육류 가공업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혜성프로비젼 지분 70%를 매입했다. 지난해 혜성프로비전을 통해 한우 가공 전문업체 ‘홍우’ 지분을 매입해 도매부터 가공 및 판매 라인업을 구축했다. 올해 3월에는 양념 및 포장육 전문업체 참푸드를 인수해 육류사업을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다. 다만 대상네트웍스와 혜성프로비젼의 수익성 개선은 과제로 남아 있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인수합병한 기업들의 기반을 다지고 입지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시기”라며 “현재 관련 기업 추가 인수 등에 대해선 알고 있는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임세령 부회장이 그룹 전반의 사업 방향을 정하고, 인수합병 등을 주도하며 존재감이 커지자 누가 차기 총수를 맡을지 관심이 모인다. 재계에서는 대상그룹이 굵직한 인수합병을 추가 진행하거나 재편하고 있는 육류사업이 기반을 잡으면 자산총액 5조 원을 달성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공시대상기업집단 동일인 지정은 단순히 지분 우위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며 “지분이 낮더라도 그룹 내에서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선 차기 총수에 누가 임명되든 임세령 부회장은 지주사에서 사업 확장 등 큰 틀의 기획을 주도하고 임상민 부사장은 주력 계열사 대상의 사업을 이끌면서 비교적 사이좋은 자매 경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자산총액 관련 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을 넘기면 기준과 법규에 맞게 동일인 지정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