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전유물이 보수층 불러냈다
그러나 SNS상에서의 호감도와 소셜미디어 검색빈도를 나타내는 ‘버즈량’은 차이를 보였다. 버즈량은 부정적인 검색어나 멘션까지 포함된다. 소셜검색순위 분석업체 소셜메트릭스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버즈량은 박근혜 당선자가 620만 건 문재인 후보가 600만 건이다. SNS상의 호감도와 상관없이 흥행면에서는 박근혜 당선자가 승기를 잡았다.
결과적으로 SNS민심이 대선결과와 일치하지는 않았다. 민주통합당의 SNS 활용 능력이나 SNS 물량공세도 새누리당과 별 차이가 없었다. 연세대 조화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는 세대별, 지역별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선거다.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분석해보면 연령이나 사는 지역이 편중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SNS가 국민 전체의 여론을 정확하게 수렴하는 장인지는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NS 사용자 70% 이상이 수도권에 밀집해 있는 데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세대도 젊은 층에 집중되어 있어 실제 국민의 민심을 읽어내기에는 무리라는 진단이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선거가 끝난 뒤 트위터를 통해 “투표율이 올라갈 때만 해도 희망을 가졌는데 실제 결과는 그동안의 여론조사와도 너무 차이가 나는군요”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대선 결과가 SNS민심과 달랐다고 해서 SNS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대구대 이소영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SNS민심이 대선 결과와 다르게 나타났다 해서 ‘국민민심이 아니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며 “문재인 후보는 탈락했지만 1469만 표 이상을 얻었다. 보수편향적인 매체의 공세에서 SNS미디어의 기능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은 득표수”라고 강조했다.
종편이나 보수언론 등 소통의 통로가 많아 SNS활동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보수층이 이번 대선에서 적극적으로 SNS를 활용한 것도 선거결과를 예상하기 어렵게 했다. 이소영 교수는 “SNS상으로 민심을 읽는다는 것에 여러 제약과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SNS의 역할과 영향력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일반 미디어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이 기본 조건이다. 이에 SNS가 보완적 기능을 한다면 비방이 아닌 균형 잡힌 토론이 이루어지고 이로부터 발생하는 여론도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해경 인턴기자
-
[단독] HID 지휘 체계 무력화…정보사 비상계엄 사전준비 정황들
온라인 기사 ( 2024.12.13 17:05 )
-
[단독] '비선' 방증? 윤석열 대통령 12·3 계엄선포 담화문 '서류봉투' 미스터리
온라인 기사 ( 2024.12.13 15:21 )
-
[단독] 충암파에 목줄 잡힌 사령관? 정보사 ‘선관위 상륙작전’ 동원의 비밀
온라인 기사 ( 2024.12.11 17: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