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법원 내 분위기는 ‘민주당이 공개한 사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지배적이다. 지귀연 부장판사가 여성 접대부와 함께 있는 사진 등 구체적인 증거가 공개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업소가 ‘룸살롱’이 아닌 ‘바’일 경우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대선을 앞둔 민주당의 사법부 압박이 과하다는 반론 속에 오는 26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되레 사법부 독립권 침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입장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겹살에 소맥” 해명에 민주당 의혹 사진 공개

또 “중요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판사 뒷조사에 의한 외부 공격에 대해 재판부가 일일이 대응하는 것이 재판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3시간여 만에 민주당은 지 부장판사가 거짓말을 한다며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지 부장판사가 2명의 남성과 함께 업소 내부에서 찍은 사진인데, 민주당은 해당 업소가 룸살롱으로 지 부장판사가 찍힌 장소의 내부 인테리어와 소품도 똑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입증은 사법부에 맡기겠다”고 압박했다.

#시끌시끌한 판사들
민주당이 접대 의혹 장소로 지목한 업소는 서울 강남에 위치한 곳으로 유흥 종사자를 둘 수 없는 곳으로 신고돼 있다고 한다. 특히 지 부장판사가 남성 두 명과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을 제외하면, 나머지 두 장은 민주당이 사후적으로 촬영한 것이고 이 가운데 한 장은 개방된 공간에서 평상복 차림의 여성과 남성들이 술자리를 모습이다. 지 부장판사가 접객원과 어우러져 술자리를 벌였다거나, 접대를 받았다는 정황이 직접적으로 담긴 증거는 아직 없다.
실제로 중앙일보에 따르면 해당 술집 사장은 “우리 가게는 룸살롱이 아니다. 여성 도우미도 두지 않는다”며 “술값은 양주 한 병당 20만~30만 원”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민주당의 사진 공개에도 판사들 다수가 ‘조금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이유다. 한 현직 고등부장판사는 “서초동 법원 일대에 양주를 먹는 바 형태의 술집이 많은데 민주당이 공개한 사진 속 개방된 공간의 술집은 룸살롱이 아니라 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결국 누구와 어떤 목적의 술자리가 있었는지, 해당 술자리의 비용을 누가 지불했는지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것 같은데 민주당이 그 부분을 제시하지 않아서 지 부장판사를 비판하기는 정황이 부족해 보인다”고 전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도 “지 부장판사를 잘 알기에 함께 근무할 때 술자리도 몇 차례 가졌지만 크게 문제될 만한 분위기의 술집을 가자거나 비슷한 성격의 발언을 한 적도 없다”며 “가까운 사람들과 바 정도를 가는 것이었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지만 접대 성격의 자리였다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법원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16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술집을 찾아 건물 관계자 등을 상대로 현장 조사를 벌였고, 19일에도 해당 업소를 찾아 업체 운영 여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공세 거세지만…
민주당의 추가 의혹 제기가 26일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앞두고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법원 조사 결과를 봐야 하지만, 민주당에서 지귀연 부장판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이 지나치게 정치적이라고 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회의는 대법원의 이재명 후보 관련 선고가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된 것에 대한 유감 표명과 재판의 정치적 중립 의지를 담은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었지만, 민주당이 대법원장과 대법관 탄핵 등 사법부 압박 카드를 강행하자 민주당의 사법부 독립 침해와 관련된 논의가 추가됐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이야기한 적도 없고, 그렇게 비판할 수도 없는 구조”라며 “되레 민주당의 기대하는 바와 정반대의 생각이 다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지귀연 부장판사 의혹에 대해 ‘빠른 조사’를 촉구할 수는 있지만, 이 역시 원칙론적인 목소리에서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대목이다. 앞선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지 부장판사가 부적절한 인물로부터 룸살롱 접대를 받았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와야 할 텐데, 남성들과 함께 찍은 사진만 있고 구체적인 정황이 없다”며 “26일 법관회의 전까지 추가적인 폭로가 없다면 다수 판사들은 민주당의 정치적 공세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