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아무개 씨는 “한편으론 설레지만, 또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며 “민주주의의 꽃인 투표를 어릴 때부터 꼭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청소년 정치 관련 운동을 해 왔다는 정 아무개 씨는 “투표 전엔 집회나 정책 간담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참여해 왔는데, 이번에 선거를 통해서 정치적 의사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했다.
선거 다음 날 모의고사가 있다는 것을 걱정하는 기류도 있었다. 당초 6월 모의고사는 6월 3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날로 대선일이 확정되자 교육부는 6월 모의고사를 하루 연기하기로 했다. 유 씨는 “연령을 충족하여 투표가 가능한 친구들이 꽤 있지만, 6월 모의고사가 굉장히 중요한 시험인 만큼 거기에 집중하고 싶어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친구가 많다”고 귀띔했다.
2007년 3월생인 김 씨는 “고3에겐 6월 모의고사가 많이 중요하다보니, 신경 써서 공약이나 대선 후보에 대한 비교가 어려운 채로 투표에 갈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앞선 정 씨도 “이미 지지할 후보를 결정했다”면서도 “후보자에 대해 공부도 하고 공약 분석도 하려면 (모의고사에) 어쩔 수 없이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대선 사전 투표가 평일에 치러진다는 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다. 사전 투표는 평일인 5월 29일 목요일부터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치러진다. 학생들은 “투표 시간이 제한되는 건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씨는 “학교에 갔다가 끝나면 바로 학원을 가야 한다”며 “사전 투표를 할 시간이 없어서 본투표를 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정 씨는 “사전 투표를 할 것 같다”며 “평일에 시간이 부족한 건 사실이나 주말에도 학원을 가는 학생들이 많다. 학원이란 변수를 생각하면 사전 투표와 본투표 상관없이 투표 자체에 대해 시간적인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3들의 투표권 보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청소년 투표권 보장을 외쳐온 한국 YMCA 전국연맹 청소년 정책국 김진곤 국장은 “투표소에 가서 후보에게 기표하기 위해서는 그 후보의 공약도 살펴보고 미래의 비전도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대선 선거 바로 다음 날에 6월 모의고사가 있다면 마음의 여유를 갖기에는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불가피하게 탄핵 인용 60일째 되는 날로 결정했겠지만, 정부가 고3 학생들에게 중요한 시험이 있는데도 이를 고민하지 않았다”며 “고3 학생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면서도 이들이 정당한 주권 행사를 하는 것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교육청과 정부에서 평일엔 학교에 있을 고3 학생들에게 사전 투표를 할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도 고3 학생들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대전 유성구갑) 등 11인의 국회의원들은 4월 29일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학생은 투표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학교장에게 청구할 수 있고, 학교장은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투표에 필요한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학생의 투표 시간을 보장하지 않는 자에게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도 신설했다.
조승래 의원은 보도 자료에서 “선거권 연령이 18세로 하향되었지만,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은 날에 실시되는 보궐선거 등엔 학생의 투표 시간이 보장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제안 이유를 밝혔다.
김한나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5월 2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선 직후 6월 평가원 모의고사가 잡혀 있는 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투표권을 정상적으로 행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교육 당국 역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 달라”고 했다.
이동영 인턴기자 leeldy012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