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행사는 총 5개의 주제 발표와 패널 토의로 구성됐다. 첫 번째 발표자인 KERI 이상호 전력망연구본부장은 지난 4월 발생한 스페인 대정전 사례를 분석하고,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전력계통이 참고해야 할 시사점에 대해 발표했다.
이 본부장은 “해외의 대정전 사태에 대해 우리나라도 면밀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복잡성 증가 등 취약점을 선제적으로 분석해 국내 전력망의 강화와 운영체계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발표자인 KERI 이승렬 차세대전력망연구센터장과 서울과학기술대 송화창 교수, 연세대 허견 교수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계통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관성 확보, 계통연계기준 재검토 및 검증 개편 등을 주장했다. 최근 전력수요의 급증 및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에 따라 무탄소 전원이 확대되는 만큼, 이에 대응하는 기술력과 제도적 기반이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광운대 윤민한 교수는 고속 스위칭하는 인버터 기반의 설비가 전력계통에 미치는 영향을 효과적으로 검출하기 위해서는 고속·고정밀 데이터 기반의 전력계통 감시·제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널 토의는 주제 발표자와 함께 RAGRC 장길수 센터장(좌장), 산업부 최연우 전력정책관, 단국대 조홍종 교수, 한국전력거래소 강부일 계통운영처장, 한국전력공사 이성규 계통기술실장이 이끌었다. 특히 산업부 최연우 전력정책관은 “안정적 계통 운영을 위해서는 계통에 참여하는 모든 발전원의 협조와 관심이 필요하며, 정부도 무탄소 전원의 보급과 확대를 위해 세심하고 빈틈없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ERI 김석주 연구부원장은 “전기화 시대를 맞아 안정적인 전력 수급 및 계통 안정성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고, 최근 유럽 대정전 사태로 인해 그 관심도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며 “이번 포럼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력계통 및 재생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미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논의했다는 측면에서 아주 큰 의미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특히 KERI 차세대전력망연구센터는 ‘국가 전력망 통합관제 플랫폼 구축’, ‘직류 송배전시스템 확대 대응 전력계통 안정도 해석 고도화 기술 개발’ 등 다양한 과제를 통해 미래 대한민국 전력계통에 대한 연구를 선제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을 선도해 나간다는 목표다. 이번 전문가 포럼처럼 지식 교류의 장을 더욱 확대해 관련 분야 저변 확대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보호계전기’ 표준 제·개정 국제 행사 최초 개최

이번 행사는 5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서울 라이즈오토그래프컬렉션 호텔에서 열렸으며, 글로벌 제조사(지멘스·ABB·GE 등)와 시험인증 기관(유럽 DNV-GL 등), 전력계통 운영사(중국 State Grid 등) 소속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보호계전기의 △전자기적합성(MT2) △안전성 표준(MT3) △방향성 과전류 등 보호계전요소(MT4)에 대한 표준 제·개정 안건이 다뤄졌다.
보호계전기는 전력계통에 이상 상황(과전류, 단락 등)이 발생할 경우, 이를 빠르게 감지하고, 디지털 보호 알고리즘을 적용해 신속하게 고장을 제거·복구하는 중요 장치다. 이를 통해 설비와 인명을 보호하고, 전력 공급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중요성으로 인해 보호계전기를 다루는 IEC TC95는 1995년 1차 회의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운영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30년 이상 보호계전기 시험·인증 경험을 보유한 KERI는 2018년부터 IEC TC95에 참석해 국제 표준화 활동 및 네트워킹을 꾸준히 이어오며 기술 역량을 증명해 왔고, 이를 기반으로 올해 제37차 회의를 개최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운영된 IEC TC95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최초다.
KERI 안상필 전기에너지평가본부장은 “국내 최초 IEC TC95 개최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통해 연구원의 위상 제고는 물론, 시험인증 기술력도 높이는 기회가 됐다”며 “보호계전기 국제 표준화 개발 과정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목소리가 더욱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이는 국가 전력산업 분야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