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백 수사 중인데 심부름·반려견 산책 등 도맡아…특검 통과 후 사무실 문 잠그고 유리도 가려
[일요신문]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통일교 샤넬백 청탁 게이트’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핵심 인물로 코바나컨텐츠 출신에 대통령실 행정관에 근무한 ‘김건희 여사 최측근’들이 거론된다. 이들은 검찰 소환조사와 압수수색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여전히 김 여사 지근거리에서 보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여사(오른쪽)와 ‘최측근’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왼쪽), 정 아무개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이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상가에 위치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나와 복도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민웅기 기자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는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전 씨는 2022년 ‘통일교 2인자’인 윤 아무개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김건희 여사 선물 명목으로 샤넬백 2개, 6000만 원대 목걸이 등을 받았다. 검찰은 윤 전 본부장이 전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통일교 현안에 관한 청탁을 한 게 아닌지 수사 중이다.
이번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인물은 코바나컨텐츠 출신으로 대통령실 행정관을 지낸 유경옥 전 행정관과 정 아무개 전 행정관 등 ‘김건희 여사 최측근’들이다.
유경옥 전 행정관은 전 씨에게 2차례에 걸쳐 샤넬백을 전달 받고, 이후 샤넬 매장을 찾아 추가금액을 지불하고 다른 제품으로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행정관은 전 씨 처남 김 아무개 씨와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있다.
‘김건희 여사 최측근’ 정 아무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다가 정문을 열고 나오고 있다. 사진=민웅기 기자취재에 따르면 이들은 여전히 김 여사를 보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상가에는 김 여사가 대표를 맡았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이 있다. 코바나컨텐츠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잠정 폐업했지만, 사무실 부동산은 여전히 코바나컨텐츠 법인 명의다. 지난 4월 30일 검찰이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윤 전 대통령 부부 자택을 압수수색할 때 이 사무실도 함께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이 사무실엔 유경옥 전 행정관과 정 전 행정관 등이 여전히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가 서울 한남동 관저를 나와 아크로비스타 자택으로 복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다시 활용하기 위해 내부 정비에 나설 때도 김 여사 측근들이 공사 과정을 관리했다(관련기사 [단독] ‘여사님’ 맞을 채비 한창? 아크로비스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내부 포착).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아크로비스타 지하상가 슈퍼마켓에서 장을 본 뒤 윤 전 대통령 자택이 있는 아파트 동·호수의 지하출입구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민웅기 기자앞서 일요신문은 ‘내란·김건희·채해병’ 3대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6월 5일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가 아크로비스타 윤 전 대통령 자택을 찾은 모습을 포착해 보도했다(관련기사 [단독] ‘3특검법 국회 의결 당일’ 윤석열-김건희 자택 방문한 최은순 포착). 이날 오후 10시 최 씨가 김 여사 자택을 나와 아크로비스타 지하주차장에 나왔을 때 유 전 행정관이 배웅을 나왔다. 이 자리에서 최 씨와 함께 있던 남성은 유 전 행정관에게 “지금 시간이 10시가 넘었는데 퇴근은 언제하냐”고 묻기도 했다.
정 전 행정관의 경우 주중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오후 7시가 넘은 시간에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 여사 최측근들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머물면서 김 여사를 보좌하며 심부름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 전 행정관과 정 전 행정관이 오후 6시가 넘어 아크로비스타 지하상가 슈퍼마켓에서 고기와 야채쌈 등을 사서 윤 전 대통령 자택이 있는 아파트 동·호수의 지하출입구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정 전 행정관은 저녁 시간 지하상가 한 식당에서 피자 등을 포장해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로 가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반려견 일부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다. 반려견들이 사무실에서 짖는 바람에 지하상가에 소음이 발생했다. 사진=민웅기 기자김 여사의 반려견들도 측근들이 돌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반려견과 반려묘 11마리와 함께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했다. 이 중 일부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4월 말 사무실에 들어갔던 한 관계자는 “개가 4~5마리 정도 있었다”고 전했다. 유 전 행정관과 정 전 행정관이 휴대용 카트에 반려견 배변패드를 싣고 사무실에서 나와 김 여사 자택이 있는 아파트 지하출입구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반려견들이 사무실에서 짖는 바람에 지하상가에 소음이 발생했다. 외부인이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들어가려 하면 반려견들이 짖는 소리가 지하상가 복도에 울려 펴졌다. 사무실에서 약 20m 정도 떨어진 곳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아크로비스타 지하상가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정말 많이 짖었다. 시끄러워 신경이 많이 쓰였다. 최근에는 좀 덜 짖는 것 같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김건희 여사 최측근’ 정 아무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 반려견 두 마리를 데리고 산책을 시키고 있다. 사진=민웅기 기자반려견 산책 역시 측근들의 몫이었다. 윤 전 대통령 자택에 방문했던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일요신문 통화에서 “개 산책을 시키고 온 유경옥 전 행정관과 마주쳤다”고 말한 바 있다. 정 전 행정관이 사무실에서 반려견 두 마리를 데리고 나와 산책을 시키는 모습을 일요신문이 포착하기도 했다.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여사와 측근들이 여전히 함께 지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검찰 출신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증거인멸 등의 명확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이 서로 분리시키고 만나지 말라고 하긴 어렵다”면서도 “측근들이 검찰 조사를 다녀와 서로 모여 입 맞추기를 하고 있지 않겠느냐. 그럼 검찰도 속도를 내서 김 여사를 소환통보하고 수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6월 6일부터 8일 사이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지하상가에 위치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의 입구 유리문에 반투명 필름을 붙여져 사무실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게 됐다. 사진=민웅기 기자한편 김건희 특검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김 여사 주변에서도 경계를 강화하고 긴장감이 흐르고 있는 것처럼 읽힌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아크로비스타 자택으로 돌아온 이후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은 윤 전 대통령 집이 있는 동·호수의 지하출입구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사이 공간에 1명 이상 상주하며 경호를 서고 있다. 그럼에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출입구는 항상 잠겨 있었다. 유 전 행정관과 정 전 행정관 등이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드나들 때도 항상 유리 정문 아래 도어락을 해제하고 잠갔다.
그런데 5월 말부터는 사무실 출입구를 잠그지 않고 열어뒀다. 김 여사 한 측근이 사무실에 들어가며 경호처 직원에 “문 열어두니 얼마나 편하냐”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무실 출입구는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다시 잠겼다. 또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의 입구 유리문도 지난 6일부터 8일 사이 반투명 필름을 붙여서 사무실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