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변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캠프 및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다. 이후 2024년 7월 김건희 여사가 디올백 명품수수 사건 관련 검찰에 ‘제3의 장소’ 비공개 조사를 받을 당시 김 여사 법률대리인으로 함께 입회했다. 4월 17일 국민의힘 비대위 의결로 당 미디어법률단의 단장을 맡게 됐다.
잠시 후 최 변호사 앞에 정 아무개 씨가 나타났다. 정 씨는 코바나컨텐츠 출신으로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근무해 ‘김건희 라인’으로 불렸다. 정 씨 안내를 받아 최 변호사는 지하상가를 지나 김 여사 자택이 있는 동·호수의 지하 출입구로 향했다. 둘은 지하 출입구를 통해 아파트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1분 후 유 아무개 씨가 지하 출입구 앞에 나타났다. 유 씨도 입구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유 씨 역시 정 씨와 마찬가지로 코바나컨텐츠 출신에 대통령실 행정관을 지낸 ‘김건희 라인’이다. 김 여사가 논란의 디올백을 유 씨에게 줬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유 씨 손에 들려있는 감색의 서류철이었다. 이 서류철에는 금색의 대통령실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문서 보고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서류철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이 없었다면, 대통령실 문양이 박힌 서류철 역시 김 여사에게 건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 씨가 들고 있던 서류철에 대통령실 문건이 있었다면 이는 명백한 위법 사안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실 안에서 생산된 문서는 특별히 허가받지 않는 이상 밖으로 못 갖고 나간다. 그랬다면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 씨가 용산 대통령실 근무 당시 쓰던 서류철을 그대로 이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용산 대통령실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간혹 가다 대통령실에서 쓰던 파우치 등을 들고 나와 사적으로 쓰는 직원들이 있다”면서도 “윤석열 정권은 비정상적인 일들이 많지 않느냐. 아직 대통령실에 친윤 인사들이 남아있으니까 김 여사 측에서 자료를 받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 여사를 비롯해 유 씨·정 씨와 함께 더 무슨 논의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최 변호사는 22일 통화에서 유 씨·정 씨와 만난 사실에 대해 묻자 한숨을 크게 쉬더니 “그거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해 줄 수가 없다. 우리가 개별적으로 만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다음날 통화에서는 유 씨 손에 들려있던 대통령실 문양 서류철에 대해 묻자 “모르겠다”며 “그날 유 씨와는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마지막에 나올 때 인사만 했다”고 했다.
한편 4월 22일 아크로비스타 지하상가에 위치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5톤 트럭 2대 분량의 이삿짐이 옮겨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유 씨와 정 씨를 비롯해 10명 안팎의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지하상가에 나와 이사 과정을 지켜봤다. 이어 다음날에는 사무실 내부 전기공사 등을 진행, 김 여사가 사무실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관련기사 [단독] ‘여사님’ 맞을 채비 한창? 아크로비스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내부 포착).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