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보다 나흘 앞선 지난 9일 예스24 홈페이지와 주요 서비스가 마비되는 보안 문제가 발생해 주가가 10% 가까이 하락한 때 이뤄진 증여여서 그 시기가 적절했는지 논란이 불거졌다. 예스24의 주가는 지난 9일 종가 4520원에서 13일 종가 4120원으로 약 9.7% 하락했고, 지주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는 지난 9일 종가 4325원에서 13일 종가 4130으로 4.7% 하락했다.
주가가 하락한 틈을 이용해 주식 증여세를 줄이려 갑작스레 주식 증여에 나선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이는 다소 무리한 해석으로 보인다. 통상 주식 증여세는 증여 이전과 이후 각 2개월씩 총 4개월의 주가 평균으로 평가되기에 당장 하락한 주가가 증여세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기업의 신뢰도와 직결된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도 오너 일가가 위기 대응보다 승계 준비에 집중하는 모습이 도덕적 비난으로 번졌다.
지난 16일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부회장은 “이번 사고로 인해 신뢰가 흔들린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현재 모든 역량을 동원해 피해 복구와 신뢰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세예스24홀딩스 관계자는 “예정된 일정에 따라 진행된 지분 증여였으나 시점이 최근 (고객 정보 유출) 이슈와 겹치며 여러 오해를 초래한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지분 증여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세예스24그룹은 지주사 한세예스24홀딩스를 통해 △예스24 △한세실업 △한세모빌리티 △한세엠케이 등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 8309억 원이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김동녕 회장 등 특수관계자가 지분 79.68%를 보유 중이다. 사실상 오너 일가에 지배력이 쏠려 있는 구조다.
장남 김석환 예스24홀딩스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25.95%, 차남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가 20.76%,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가 10.19%(증여 이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동녕 회장은 11.99% 지분을 보유 중이다. 김석환 부회장은 그룹 전반의 전략을 담당하는 한세예스24홀딩스와 예스24를, 차남 김익환 대표는 그룹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의류기업 한세실업과 자동차 부품기업 한세모빌리티, 장녀 김지원 대표는 패션기업 한세엠케이를 이끌고 있다.
각 계열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데다 전망도 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세실업의 연매출은 2022년 2조 1460억 원, 2023년 1조 6584억 원, 지난해 1조 7978억 원 등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 영업이익이 2022년 1755억 원에서 지속 하락해 지난해 1355억 원을 기록했다. 한세모빌리티는 2024년 매출(5051억 원)이 전년 대비 12.4%, 영업이익(9억 원)이 전년 대비 91.7% 감소했다. 김석환 부회장과 김익환 대표가 한세예스24그룹의 미래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지만 실적이 부진해 오너 2세 경영 역량에 대한 업계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김지원 대표가 계열사 통합이나 브랜드 구조조정 등 여러 시도에 나섰지만 실적을 반등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의류 브랜드도 철수해 의류 시장 내 입지도 점차 좁아지고 있다. 2022년 7월 캐주얼 브랜드인 ‘TBJ’와 ‘ANDEW’를, 2023년 2월 중국 내 ‘NBA STYLE’ 브랜드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했다. 지난해 8월 론칭한 유아동복 브랜드 ‘컬리수에딧’도 올해 1월 철수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키즈브랜드 산업규모가 58조 원 규모로 커졌는데 한세엠케이가 시장 파이(규모)를 키우기까지 버틸 여력이 없어 사업을 일찍 철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남 김석환 부회장이 이끄는 예스24의 실적은 다른 계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지만 지속 가능성엔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해 예스24의 매출은 전년(6419억 원) 대비 2.2% 상승한 6558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91억 원)의 2배인 185 억 원을 기록했다. 작가 한강의 도서 흥행이 예스24의 매출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린 효과로 분석됐다. 출판업계 한 관계자는 “예스24의 지난해 매출이 2023년에 비해 크게 상승했지만 2022년(6635억 원) 대비 소폭 상승한 수준이고, 영업이익(167억 원)은 하락했다”며 “반짝 상승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세예스24홀딩스 관계자는 “현재 오너 일가가 이끌고 있는 계열사별로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김동녕 회장이 보유한 지주사 지분 11.99%를 세 자녀 중 누구에게, 언제 증여할지에 대해 “현재 별다른 증여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