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원 삼성중공업 고문이 펴낸 <삼성 기업문화 탐구>. | ||
이 고문은 미래수종사업 재발굴에 대해서 “전자와 조선사업을 대신할 신수종 사업으로 자동차 항공우주산업을 꼽고 사업다각화를 시도했지만 IMF 외환위기를 맞으며 역주행하는 결과가 초래되고 말았다”면서 “국제간 전략적 제휴와 협력을 구축해 신 경영을 뛰어넘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창조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기에 “세계 1등 제품인 휴대폰 반도체 LCD는 물론 디지털 관련 복합제품에 대해서도 선진국에서 로열티를 주고 원천기술을 빌려 쓰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창조적 경영을 강조했다.
‘반삼성 정서’의 원인과 해법도 관심을 끈다. 이 고문은 스웨덴의 세계적인 기업 발렌베리그룹(사브 에릭슨 등 보유)의 예를 먼저 들었다. “발렌베리그룹이 스웨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경영권은 5대째 세습하고 있다. 그럼에도 스웨덴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높은 세율의 소득누진세를 꼬박꼬박 냈고 경기가 어려울수록 투자를 늘려 고용확대를 도모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그는 “삼성이 발렌베리그룹처럼 국민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일부 국민에게는 비판과 질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우선 압축성장과정에서 빚어진, 일부 잘못된 행태로 인해 촉발된 반 기업 정서의 영향이 크다는 것. 국내 정상인 삼성이 반 기업 정서의 1차적인 표적이 되고 말았다는 얘기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그는 “기업의 외부 이해관계자는 고객인 동시에 관중이기도 하다. 고객에게 경제적인 동기를 유발하여 품질이나 가격 또는 서비스로 감동시킬 수 있으나 관중은 돈으로가 아니라 진실된 가슴으로 다가가야 한다”면서 “삼성은 국민의 99%가 호감을 보이고 1%의 비호감 세력이 있다하더라도 그 1%를 설득해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배구조에 대해선 “재산의 소유권은 신성불가침인데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규제와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 사례로 1970년대 중반 삼성문화재단을 지주회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 내부 건의서 때문에 청와대 검찰 등의 합동조사반에서 조사받은 일을 소개했다. 이후 곡절을 거쳐 삼성의 지배구조는 순환출자구조가 됐는데 그는 “앞으로 소유권과 경영권이 동거하되 적당한 역할분담을 하는 ‘입헌군주적 지배구조’가 보급되길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이성로 기자 roi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