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0배로 11~12배 수준인 영국과 이탈리아 다음으로 낮다. 일본은 18~20배, 독일도 13~15배에 달한다. 코스피 PER이 이탈리아 수준만 돼도 2021년 6월에 기록한 고점 3316 돌파가 가능하다. 국내 증권사들도 1년 내 코스피가 3600(NH투자증권), 3700(KB증권), 4000(하나증권)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증권사들이 예측한 최고점 도래 시기는 대부분 내년 상반기다. 추경과 상법 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확인되는 시점이다.
주가는 기업이익과 가격수준, 즉 PER 값의 함수다. 유동성 랠리가 어느 정도까지는 가격 수준을 높일 수 있겠지만 코스피 5000을 위해서는 그 바탕이 되는 기업 이익의 증가가 필요하다. 내수기업은 소비가 늘어야 하고, 수출기업들은 기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추경으로 집행되는 민생회복지원금의 효과는 올 하반기부터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업들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연구개발(R&D) 예산 증액은 내년에 주로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상법도 올해 개정이 이뤄져도 2026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야 현실화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정부부채비율은 54.5%로 주요국 중 가장 낮지만 민간부채비율은 289%로 미국(159%)은 물론 일본(170%)보다 높다. 정부부채비율이 62%로 우리와 비슷한 독일은 민간부채비율이 118%에 불과하다. 정부 지출보다 민간이 빚을 내 마련한 돈으로 경제 성장이 이뤄졌던 셈이다. 정부가 직접 재정을 풀어 민간의 소비 여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이유다.
정부 지출로 소비를 늘리려면 선별적 지원보다 보편적 지원이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많다. 소득이 적으면 정부 지원금이 기존 소비를 대체하는 데 그칠 확률이 크다. 소득이 많을수록 기존 소비에 더해 지원금만큼 더 지출하는 성향이 강하다. 소득 수준별 차등 지급과 함께 사용처를 제한하는 지역화폐 방식으로 지원금을 풀면 소득 하위가 많은 자영업자의 수혜가 커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변수는 금리다. 정부는 민생회복지원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약 19조 8000억 원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할 방침이다. 대규모 국채가 시장에 풀리면 시중금리를 끌어올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를 반감시킬 가능성이 있다. 실제 민주당 집권과 그에 따른 추경 기대가 본격화된 5월 이후 코스피가 2500에서 3000까지 오를 때 국채 금리(10년 만기)도 2.5%대에서 2.8%대로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하반기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집값 급등과 그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으로 낙관이 어렵게 됐다. 특히 9월부터는 예금자보호한도가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높아진다. 은행이 저축은행으로의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수신 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도 높아진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 민생회복지원금의 효과는 줄어들 수 있다.
최열희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