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부동산원이 6월 26일 발표한 6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43% 올랐다.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특히 성동구(0.99%)와 마포구(0.98%)의 상승세가 가팔라,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로 묶인 서초구(0.77%), 강남구(0.84%), 송파구(0.88%), 용산구(0.74%)도 큰 폭으로 올랐고 강동구(0.74%), 광진구(0.59%) 등 용산구와 인접한 한강벨트 지역 집값 역시 상승세다. 토허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모양새다.
지난 6월 24일 만난 서울 성동구 성수동 고가 아파트 트리마제 부근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선 끝나고 수요가 폭증했고 지금은 매물이 한 채도 없다. 30평형 기준으로 4억 원이 올랐는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집주인들이 팔지 않고 있다”라며 “특히 인근의 성수1지구가 전략정비지구로 분류돼서 프리미엄이 붙는 부분이 있는데 보도가 이어지면서 문의가 더 늘고 있다. 트리마제가 뛰니까 근처 건영이나 대림 아파트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6월 25일 만난 마포구 한 공인중개사무소장 또한 “여긴 대부분 신축 단지인데 34평형 아파트가 기존에는 20억~22억 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5억~26억 원까지 올랐다. 마포그랑자이 최고가가 25억 원이고 마포프레스티지자이가 26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기는 올해 초 토허제가 풀린 이후로 지금까지 쭉 올랐다. 마포나 성동은 추후 토허제로 묶일 가능성이 있는데 그 전에 계약금을 넣으면 토허제 적용을 안 받을 수 있고 취득세도 2주택까지는 기본 세율이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라며 “다만 최근 며칠은 잠시 조용하다. 조정장은 아닌 것 같고 붕 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역시 매물이 없거나 가격 급등세를 수요가 따라붙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 강동구 5호선 명일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장은 “최근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현재는 25평형 래미안솔베뉴 아파트가 16억 원에도 매물이 없다. 5월 말~6월 초에는 14억 원 중반대에 거래되던 매물이 15억 원대를 넘겼고, 이후엔 매도자들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명일역 인근 다른 공인중개사무소장은 “대선 이후 주변 지역에서 다 비슷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신축하고 재건축 단지 찾는 수요가 많은데 지금은 가격이 너무 올라 수요자들이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이 돼버렸다”며 “6월 셋째주까지만 해도 문의가 활발했지만 최근에는 매수 의사를 표현해도 매도자들이 응하지 않거나 16억~17억 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어 거래가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GTX 노선 주변으로도 일부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GTX-A 노선이 개통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킨텍스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서울에서 매물이 줄어들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GTX 신축 단지로 수요가 옮겨오는 조짐이 보인다. 대선 이후 저렴한 매물들 위주로 소화가 됐다”라며 “다만 2021년처럼 시장이 뜨거운 상황은 아닌 것 같고 오는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예고돼 있는 만큼 다시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력한 대출 규제, 시장 안정에 도움 될까
정부가 6월 27일 부동산 시장 규제책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가 관계기관 합동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발표한 새 대출 규제 방안에 따르면 6월 28일부터 수도권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목적의 대출을 받을 때 대출액이 6억 원을 넘지 못한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수도권 주택을 살 경우 6개월 안에 해당 주택에 전입해야 하고, 이미 2주택 이상을 소유한 사람이 수도권 주택을 추가 구입할 경우에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 추이 등을 고려해 금융권 자체대출과 정책대출(디딤돌대출, 버팀목, 보금자리론)의 총량 관리목표 역시 현행보다 하향 감축하기로 했다. 정책대출을 제외한 전 금융권의 가계 대출 총량 목표는 올해 하반기부터 당초 계획 대비 50% 수준으로, 정책대출은 연간 공급계획 대비 25%를 감축한다. 부동산 시장에 공급되던 유동성을 확실히 차단하겠다는 기조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당장 다음날 시행하는데 규제가 너무 강해서 현장은 난리가 났다. 다음 달 잔금 치르기로 돼 있었던 주택들도 대출이 안 나오고, 전세 세입자들도 소득 대비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전세금 끼고 집 사려던 매수자들이 곤란해진 상황”이라며 “새 정부가 집값을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 같다”고 전했다.
새 정부는 규제 강화보다는 아파트 공급 확대를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주택 가격이 폭등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확대하자 강력한 대출 규제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당초 7월에 시행 예정이었던 스트레스DSR 3단계보다 훨씬 강한 종류의 규제책이 나오면서 현재의 집값 급등세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신규 주택을 공급하려면 최소 3~4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윤석열 정부 내내 인허가 물량이 감소한 탓에 2027년까지는 ‘공급 절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내년과 내후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추정치는 각각 9600가구, 9500가구로 올해의 2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규제 없이 공급 확대 기조만으로 아파트 시장을 안정화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고강도 대출 규제로도 집값 상승세를 잡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이번 규제와 관련해 “단기적으로 거래량을 감소시키고 상승률을 누르는 효과는 있겠지만 규제만으로 불안 심리를 누를 수 있는 건 아니다.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강제로 수요를 억눌러버렸기 때문에 궁극적인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학환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똘똘한 한 채’ 현상 탓에 가격이 오르는 주택을 매수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은 분위기가 시장에 팽배해진 게 문제다. 대출 규제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고, 일시적으로 억눌렀다가 나중에 더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책이 전월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번 규제에 다주택자 규제가 포함돼 있어, 결국 다주택자가 매입해 시장에 공급하는 임대 물량이 축소될 수 있다. 이번 규제로 매매 진입이 어려워진 수요자들도 전·월세를 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임대 시장에서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어날 우려가 있다”라며 “특히 이미 입주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대 물량은 줄고 전·월세 수요가 늘어나면 전·월세 가격이 불안정해질 우려가 높다”라고 전망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에서 고가 주택 매수자에게도 6억 원 한도로 대출을 허용해준 점이 아쉽지만 강력한 유동성 차단 덕분에 들 뜬 분위기는 어느 정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금융 대책만으로는 부족하고, 세제와 공급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나와야 한다.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높이는 동시에 양도소득세 역시 다주택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실제 양도 차익에 따라 부과해야 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동시에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