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회장의 장남 정준선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제이앤씨인베스트먼트(제이앤씨)’는 매출액 1억 700만 원 가운데 1억 300만 원(96.26%)을 국내 계열사 관련 매출로 기재했다. 차남 정원선 씨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더블유앤씨인베스트먼트(더블유앤씨)’는 매출액 7200만 원 전액을 국내 계열사 관련 매출액으로 기재했다.
그런데 2025년과 올해(2026년) 기업집단현황 공시에서는 세 회사의 2023년 국내 계열사 관련 매출액이 모두 0원으로 기재돼 차이를 보였다.
최초 공시(2024년)에 반영된 국내 계열사 관련 매출액은 세 회사가 그룹 계열사들에서 받은 배당수익인 것으로 추정된다. 세 회사는 지주회사 HDC와 HDC자산운용 등 그룹 계열사 주식을 주요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서 발생하는 배당 수익이 주요 수입이다.
엠엔큐의 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해 그룹 계열사 4곳에서 받은 배당금 수입 합계와 공시(2024년)에 기재된 국내 계열사 매출액이 일치한다. 제이앤씨와 더블유앤씨 역시 HDC와 HDC자산운용 주식을 보유한 상태로, 공시상 국내 계열사 매출액과 이들 회사에서 받은 배당 수익 간 연관성을 보인다.
후속 공시에서 국내 계열사 매출액이 0원으로 변경 기재된 것은 배당 수익을 상품·용역 거래액에서 제외하는 공시 작성 기준을 적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 기업집단현황공시 작성 기준상 국내 계열회사 매출액은 계열사에 상품이나 용역을 제공하고 받은 대가를 기준으로 기재해야 한다. 주식을 보유한 데 따른 수익인 배당금은 상품·용역 거래 수익에 해당되지 않는다.
후속 공시에는 총수 일가 회사가 계열사·특수관계인과 한 거래 가운데 어떤 내용을 공시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안내 문구가 새로 추가된 것이 확인된다. 이는 상품·용역과 자금·유가증권 등 공시 대상 거래의 개념적 범위를 설명한 표현으로, 2024년 공시에 기재된 2023년 계열사 매출액이 이후 공시에서 0원으로 바뀐 이유를 직접 설명하지는 않는다.

김광중 변호사(법무법인 클라스한결)는 “후속 공시에서 전년도 동일 항목의 수치가 달라졌다면 기존 공시를 정정한 것으로 봐야 하며, 최초 공시가 잘못 기재된 것이라면 정정 사실을 명확히 표시하고 수치를 변경한 이유도 밝혀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규모기업집단현황 공시에서 내부거래는 경제력 집중과 사익편취 여부를 살피기 위한 중요한 항목으로, 정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과거 수치만 변경했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요신문i’에 “현재 공시 자료상으로는 우선 정정 공시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시돼야 할 내부거래가 빠진 것인지 등 구체적인 경위는 회사 측의 소명 자료를 받아 확인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정정 공시 필요 여부와 구체적인 처리 방향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DC그룹 측은 “해당 회사들은 개인 소유 법인으로 그룹 차원에서 거래 관계나 의사결정 내용을 알 수 없으며, 이들 회사의 내부거래 공시 내용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3월 HDC그룹이 2021~2024년 제출한 기업집단 지정자료에서 동생과 외삼촌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 20곳을 HDC 계열사에서 누락하고, 일부 회사는 최장 19년간 누락된 사실을 알고도 시정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정몽규 회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 회장은 지난 5월 법원으로부터 1억 5000만 원의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 오는 9월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