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아이티의 지분 매입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룹 승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디아이티는 한영재 회장의 장남 한원석 사장의 개인회사다. 시장에서는 한원석 노루홀딩스 사장이 디아이티를 활용해 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노루홀딩스의 최대주주는 24.78%를 확보한 한영재 회장이다. 한원석 사장 지분율은 3.75%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디아이티의 지분율이 이번 매수를 통해 기존 9.98%에서 11.06%까지 늘어났다. 한 사장과 디아이티의 합산 지분율이 14.81%이다.
디아이티가 처음 노루홀딩스 지분을 매입한 것은 2022년 5월이다. 당시 디아이티는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한영재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69억 9000만 원을 투입해 60만 주를 매입했다. 당시 확보한 지분율은 4.51%이다.
2023년 10월에는 한영재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2.63%를 매입했다. 2024년 6월에도 한영재 회장의 지분 2.26%를 매입하면서 지분율이 9.40%로 상승했다.
한동안 디아이티의 노루홀딩스 지분 매입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페인트 업계 경쟁사인 KCC가 지난해 노루홀딩스 지분을 대량 매입하는 변수가 생겼다. 2025년 6~9월 사이 KCC는 장내 매수를 통해 노루홀딩스 지분 9.9%를 확보했다.
당시 노루그룹 지배주주 일가의 노루홀딩스 지분율이 45.47%라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KCC는 노루홀딩스 지분매입 목적으로 ‘일반투자’라고 밝혔다. 일반투자의 경우 배당 확대 요구 등 지배구조 개선 압박을 할 수 있다. 아울러 대표이사 해임 등을 건의할 수 있어 경영진을 압박할 수도 있다.
KCC가 지분 매입에 나서자 디아이티가 다시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디아이티는 지배주주일가인 한인성, 한명순 씨로부터 지분 각각 5만 주씩 총 10만 주를 매입했다. 당시 주당 매입가는 3만 4100원으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이었다. 일각에서는 서둘러 한원석 사장의 승계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노루그룹 지배주주와 KCC 간 경영권 분쟁은 지분율 격차가 커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KCC의 지분 매입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 더 비싸게 사야 할 수 있어 매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아이티는 1994년 2월에 설립됐다. 하드웨어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IT컨설팅과 인프라구축, 솔루션개발, 시스템제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디아이티의 매출 구성을 보면 계열사 의존도가 높다.
2025년 별도기준 디아이티의 매출액 152억 원 가운데 139억 원은 계열사에서 발생한 매출이다. 전체 매출의 91.4%가 내부거래다. 지난해 내부거래액은 2024년 97억 원보다 43.5%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0.2%에 달했다. 지난해말 디아이티의 총자산 445억 원 가운데 부채는 78억 원에 불과했다. 부채비율은 21.3% 수준이다.
디아이티의 자회사 노루알앤씨도 ‘알짜’로 꼽힌다. 노루알앤씨는 도료용 수지판매를 사업 목적으로 2006년에 설립됐다. 설립초기에는 노루홀딩스에서 지분 50%를 확보했지만 2019년 디아이티가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노루홀딩스의 지분을 3세 개인회사가 사는 것은 전형적인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승계 방식은 지양해야 하지만 그 유혹을 떨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루홀딩스 관계자는 “디아이티의 지분 매입 이유는 개인 간 거래이기 때문에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내부거래는 적법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