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공약이 실행되면 신영증권의 비교적 낮은 최대주주 지분을 감안해 사모펀드 등 외부 투자자들이 주주행동주의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자사주 비율이 전체 주식 수의 절반을 넘는 신영증권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 대통령의 자사주 소각 제도화 공약의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 4월 1일 기준 신영증권이 보유한 자사주는 842만 2754주로, 전체 주식 수의 51.23%를 차지한다. 이 대통령이 처음 자사주 소각 제도화를 언급한 시점(4월 21일)을 전후로 신영증권 주가는 7만 7000원(4월 18일 종가)에서 최근 12만 5200원(7월 1일 종가)으로 62.59% 상승했다.
신영증권 입장에선 자사주 소각 제도화 공약이 부담될 수 있다. 신영증권은 원국희 창업주에서 원종석 회장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작업이 주요 이슈로 부각돼왔다. 원 회장은 주로 장내 매수를 통해 원 창업주와 지분 격차를 좁혀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00년부터 올해까지 원 회장은 2013년을 제외하고 매년 장내 매수로 신영증권 지분을 늘려왔다. 2000년 3월 31일 기준 3만 9130주에서 지난 3월 31일 기준 133만 7959주로 보유량이 늘었다.
원국희 창업주와 지분 격차를 줄인 원종석 회장은 현재 최대주주 지위에 가까이 다가선 상태다. 2000년 3월 31일 기준 원 창업주의 지분은 10.62%, 원 회장의 지분은 0.42%였지만 지난 3월 31일 기준 원 창업주의 지분은 10.42%, 원 회장은 지분 8.14%로 격차가 2.28%(37만 5851주)로 좁혀졌다.
이런 상황에서 신영증권 주가가 크게 오르자 원 회장이 지분을 추가 매입하려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졌다. 원 회장이 앞으로 장내 매수만으로 원 창업주와 지분 격차를 줄이려면, 공약 발표 이전인 4월 18일 종가 기준(7만 7000원)으로 약 290억 원이 필요했지만 지난 1일 종가 기준(12만 5200원)으로는 약 47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원 회장의 장내 매수는 지난 4월 11일 이후 중단된 상태다. 원 회장은 그동안 상여금 명목으로 2015~2025년 총 5만 2805주(연평균 약 4800주)를 받기도 했는데 그 규모가 크지 않아 이를 통한 지분율 확대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세법상 최대주주가 가족 등 특수관계인에게 주식을 증여·상속할 때는 주식 가치를 20% 할증 평가해 세금을 매기고 있어 원 창업주가 원 회장에게 주식을 넘겨 경영권을 승계하는 방식에는 세금 부담 문제가 따른다. 그런데 원 회장이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선 뒤 창업주의 주식을 증여받으면 할증 과세를 피할 수 있다.

자사주 소각 제도화의 구체적 적용 범위나 방식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선진국 사례나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볼 때 신영증권은 일부 자사주 소각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독일은 기업의 자사주를 10%까지만 허용하고 있고, 미국 일부 주에서는 자사주를 미발행 주식으로 간주해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즉시 소각하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발행 주식 수 대비 2.5~3% 소각과 매년 1%씩 자사주 매입 후 즉시 소각을 제안하고 있다.
전자부품제조기업 솔루엠은 최근 자사주 2.43%를 최대주주인 전성호 대표이사 회장에게 넘기려다 매입가가 너무 낮다는 지적을 받고 계획을 철회했다. 섬유·석유화학기업인 태광산업은 최근 자사주 전량(24.41%)을 제3자에게 넘기기 위해 3200억 원 규모 교환사채를 발행하려다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일시 중단했다.
신영증권은 1994년 자사주를 처음으로 매입한 이후 아직 소각한 이력이 없어 앞으로 어떤 전략을 취할지 관심이 쏠린다. 소각 여부나 자사주 활용 전략에 대해 시장과 투자자들의 평가는 엇갈릴 수 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자사주 소각에 대해) 정확한 계획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자사주 소각은 결국 주주 가치 제고와 연결되는 것인데 자사주 소각 외에도 주주 가치 제고 방법은 다양하며 신영증권은 그간 꾸준한 배당금 지급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실천해왔다”고 밝혔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