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보는 SGI서울보증의 최대주주다. 1998년 11월 외환위기로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자 합병을 통해 SGI서울보증이 설립됐다. 예보는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총 10조 2500억 원 공적자금을 지원했다.
예보는 2006년부터 유상감자와 우선주 상환, 배당을 통해 공적자금 회수에 나섰다. 2022년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예보가 보유한 SGI서울보증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IPO(기업공개·상장)를 통한 소수지분 매각 △상장 후 2~3년간 소수지분 추가 매각 △경영권 지분(50%+1주 이상) 매각 순이다.
SGI서울보증은 2023년 상장에 도전했지만, 시장 상황 악화로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2023년 공모가 밴드(3만 9500~5만 1800원) 대비 30% 이상 낮춘 SGI서울보증은 올해 3월 재시도 끝에 코스피 상장에 성공했다. 상장 공모를 통해 보유 지분 10%를 매각한 예보는 1815억 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했다. 예보가 현재까지 회수한 공적자금은 총 5조 1584억 원(회수율 50.3%)이다.
예금자보호법 등에 따르면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 만기일은 2027년 12월 31일이다. 그런데 SGI서울보증 IPO가 지연되면서 예보가 보유한 나머지 지분 매각 절차도 지연된 상황이다. SGI서울보증에 투입된 모든 공적자금이 회수되기 전에 만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와 관련, 예보 관계자는 “채권이 남은 상태에서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 만기가 도래해도 페널티는 발생하지 않는다”며 “공자위 의결에 따라 2027년 말까지 최대 33.85% 지분을 추가 매각하고 나머지 지분 매각은 향후 검토한다는 내용의 로드맵 수정 계획안을 2024년 3월 발표했는데, 만약 페널티가 있었다면 이 방안으로 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보는 7월 9일 보유 중인 SGI서울보증 주식 매각 주관사를 모집한다는 제안요청서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에 게시했다. 제한경쟁입찰을 통해 국내사 1곳, 외국사 1곳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2026년 3월이 지나면 예보가 보유한 지분 매각이 가능하다. SGI서울보증은 지난 3월 14일 코스피에 상장했는데, 보호예수기간은 상장일 기준 1년이다.
매각대상 주식은 최대 2363만 5946주다. 만약 해당 주식을 모두 매각한다면 예보의 지분율은 50%로 줄어든다. 7월 15일 종가 기준 시가 총액은 2조 9848억 원인데, 지분율을 감안하면 최대 1조 원 상당의 공적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GI서울보증은 전체 보증기관 중 시장점유율은 24.1%로 2위이며 민간 보증기관 중에서는 56%의 점유율로 1위다. SGI서울보증이 손해보험사로 분류되지만, 지분 인수에 나서려는 타 손해보험사가 많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손해보험 업계 한 관계자는 “보증보험과 손해보험의 상품 특성은 확연히 다르다”며 “시장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인수전에 나서는 보험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도 “보증보험 하면 보통 대출 대위변제를 떠올릴 텐데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 대출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이 있는 금융지주가 보증보험 자회사를 동시에 영위하기에는 불공정 내부거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해보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보증보험금 지급이 늘어나지만, 구상률(회수율)은 하락하는 특성이 있다. 국내 장기 불황 국면에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뜻 인수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SGI서울보증의 발생손해액은 △2022년 8718억 원 △2023년 1조 2017억 원 △2024년 1조 507억 원이다. 손해율도 △2022년 49.6% △2023년 67.4% △2024년 77.7%로 상승세다.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은 2조 7513억 원으로 전년(2조 6102억 원) 대비 5.4%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133억 원으로 전년(4179억 원) 대비 49.3% 급락했다.
이와 관련,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예보 측이 추가 매각 시 물량뿐만 아니라 시기, 방법 등을 특정하지 않고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사는 상장 이후에도 경영효율화와 더불어 원보험, 재보험, 자산운용 등 부문별 수익성 제고에 힘쓰고 있으며, 시장친화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의 예보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 선정 및 전략 수립 전 단계이기 때문에 인수 희망자는 아직 파악하지 않은 상태”라며 “의무보유 기간은 보통 6개월이지만 오버행 리스크를 고려해 1년으로 연장했으며, 매각 물량은 시장 상황에 따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