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거성 사건'으로 불리는 억대 규모의 휴대전화 보조금 관련 피해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휴대전화를 판매하던 ‘거성모바일’이 구매자에게 환급해주기로 했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사 보조금 지급 단속을 시작한 이후에도 거성모바일처럼 감시를 피해 암암리에 보조금을 지급해온 업체들이 상당 수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거성모바일은 구매자들에게 휴대전화를 원가 혹은 법적 보조금을 지급하는 선에서 판매한 뒤, 약 30일 후에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방식의 ‘히든 보조금’을 지급해왔으나 현재 판매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한다.
거성모바일의 이러한 수법에 속아 보조금을 돌려받지 못한 고객은 2만여 명으로 추정되며 피해 금액은 약 1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거성모바일은 지난해 8월 초까지는 구매자들에게 보조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해왔다고 한다. 거성모바일은 보조금 단속을 피하기 위해 판매 공지에서 빨간색 글자 수대로 일정 금액을 환급하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몰래 지급해 왔다.
최근 몇 달 간 공지에서도 거성모바일은 빨간 글씨로 ‘추후에 얼마를 더 할인해주거나 사은품 등은 절대 없다. 잘 신청하라’는 내용을 올렸고, 구매자들은 당연히 이를 보조금 지급을 위한 암호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암호가 아닌 글자 그대로 ‘보조금 지급이 없다’는 공지였다.
지난 1년 간 빨간글씨 수대로 보조금을 지급해온 사실을 알고 별다른 의심없이 휴대전화를 구매했던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거성 모바일이 대규모 사기 행각을 벌이기 위해 지난 1년 간 준비해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구매해 판매 업체의 위치나 규모 등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거성 모바일이 공지사항을 통해 현금 지급이 없다는 점을 명시했고, 오히려 통신사 판매 규정을 준수했다는 점을 들며 피해 보상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