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일요칼럼 연재를 시작한 2019년은 대한민국 영화계 최고의 한 해였다. 영화 ‘극한직업(1626만 명)’ ‘어벤져스 엔드게임(1397만 명)’ ‘겨울왕국2(1376만 명)’ ‘알라딘(1280만 명)’. 그리고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를 석권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영화 ‘기생충(1031만 명)’ 등 국내외 영화 5편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계 최전성기라 할 만했다.
그러나 세상은 언제나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 같다. 최고의 시절을 풍미하던 영화계는 이듬해인 2020년 1월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를 직면하게 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영화계는 2025년 지금까지 코로나19 이전 영광과 위상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관객은 급감하고 대내외적으로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팬데믹만 종식되면 산업이 부활하고 이전의 영광을 되찾을 것을 꿈꿨다. 그 기대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영화 산업 전반이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제 많은 영화계 동료들은 지난 30여 년간 겪어보지 못하고, 상상도 하지 못한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사상 초유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내외적으로 한국 콘텐츠의 위상은 역사상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오징어게임’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시리즈로 자리매김했다. ‘더 글로리’ ‘킹덤’ ‘D.P.’ ‘무빙’ 등 작품은 글로벌 시청자를 매료시킨 시리즈로 발돋움했다. 꿈에서만 상상했던 빌보드 차트 1위 등극을 우리 젊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이룩했다. 블랙핑크, 지드래곤 등 세계에서 인정하는 뮤지션도 여럿 배출했다.
2024년엔 노벨문학상을 한강 작가가 수상했다. 수많은 연주자들과 성악가들이 세계적인 인정을 받게 되는 쾌거도 이뤄냈다.
얼마 전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필자가 제작한 영화의 아시아 정킷 프로모션이 아시아 각국의 언론과 팬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열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신과함께’를 제작하면서 대만에서 열었던 정킷에서는 한국 감독, 배우들이 인사를 하면 통역자의 통역을 통해 해외 팬들과 언론이 반응했었다. 그런데 이번 행사에선 해외 팬들과 언론이 한국어를 곧바로 이해하는 상황을 목도했다. 통역 없이 바로 한국어를 이해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한국 위상이 달라졌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제 한국이 세계 문화, 스포츠, 예술에서 중심국이 됐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이제 본업에 더 충실하기로 했다. 산업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그래도 희망이 멀리만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대내외적으로 위상이 높아진 우리 K-콘텐츠 산업이 한층 더 발전하고, 글로벌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에 주어진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고자 한다.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도 있었지만 나름 솔직하고 진실되게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고자 했다.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호를 끝으로 원동연 대표의 일요칼럼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성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동연 영화제작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