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한도를 각각 6억 원, 연소득 100%로 제한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올해 하반기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당초 계획 대비 50% 감축하고, 정책대출도 25% 감축한다.
총여신에서 가계와 기업대출 비중이 5 대 5 수준인 시중은행과 달리, 가계대출 의존도가 큰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토스·케이뱅크)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가계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94.9%(42조 165억 원) △케이뱅크 92.3%(15조 6316억 원) △토스뱅크 90.2%(13조 3994억 원)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압박하면서 증가세는 주춤해지는 모양새다. 올해 1분기 인터넷전문은행 3사 가계대출 총 잔액 71조 4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 9986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액이 17조 8369억 원에 달했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 규제로 인해 지난해부터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규모를 늘리기가 어려웠다”며 “극적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소상공인 대상 대출을 점차 늘려 수익 다각화를 모색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대기업 대출은 불가능하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은 비대면 영업이 원칙이기 때문에 중소기업 대출 확대도 어렵다. 개인사업자 대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개인사업자 여신은 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023년 1분기 2조 3373억 원 △2024년 1분기 3조 8967억 원 △2025년 1분기 5조 208억 원으로 2년간 2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인터넷전문은행 입장에서 부담 요소다.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소득이 불확실하고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하는 다중채무자 비중이 많다.
올 1분기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평균 연체율은 2.01%로 전년 동기(1.62%) 대비 0.39%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0.64%에서 1.32% △케이뱅크는 1.15%에서 1.38% △토스뱅크는 3.07%에서 3.33%로 올랐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평균 연체율은 1분기 기준 0.51%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25일 6·27 부동산 규제 우회로를 차단하기 위해 법인·개인사업자 대출을 집중 점검한다고 밝혔다. 사업자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이른바 ‘꼼수 대출’이 확인이 되면 대출금을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점검을 생략했지만, 5억 원 이하 법인 대출과 1억 원 이하 사업자 대출에 대해 일정비율 이상 샘플을 추출해 우회 대출 여부를 들여다본다.
금융당국의 사업자 대출 점검 강화 기조에 맞춰 금융권도 자발적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7월 22일부터 주택 임대·매매사업자에 대한 LTV(담보인정비율) 30% 규제를 기존의 규제지역(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서 수도권 전체로 확대하고, 수도권 주택구입 목적의 기업대출을 중단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대출모집인(금융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대출 상품을 소개하고 상담하는 개인이나 법인)을 통한 개인사업자 대출, 법인 대출 등 모든 대출을 중단했다. 앞서의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다른 영업권만큼은 아니지만, 금융당국의 기조를 주시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은 대출자산이 대부분 가계대출로 구성돼 성장에 부담이 클 것”이라며 “비수도권 및 소상공인 대출 확대, 플랫폼·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 이익 증대, 스테이블 코인 등 신규 시장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 여부가 성장의 핵심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 다른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입장에서는 업력이 짧고 대기업·중소기업 여신이 제한된다는 페널티가 있지만, 가계대출 성장 제한 등의 문제는 모든 금융권이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를 비롯해 여신 외에도 비이자 이익 등 수익 다변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