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학부모는 자신이 소개비를 받는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알리지 말 것을 과외 선생님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신문i’ 취재 결과 이 학부모는 자신이 경기도 소재 한 명문 고등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위원을 맡고 있고, 자녀가 이 학교에서 전교 1등 성적을 받았다고 말하며 다른 학부모들에게 신뢰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학부모들에게 말한 내용 중 일부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일요신문i’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학부모 A 씨는 2018년 자신이 운영하던 서울의 한 치과의원에 환자로 방문한 학부모 B 씨와 그의 고교생 딸을 알게 됐다. 그로부터 약 5년 뒤인 2023년 10월쯤 A 씨는 B 씨의 딸이 명문고로 알려진 경기도 용인시 소재 C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사실을 알고 그 진학 비결을 물으면서 관계가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학부모 A 씨 주장에 따르면 B 씨는 A 씨의 중학생 딸이 C 고등학교 입시에 합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며 A 씨에게 과외 선생님 D 씨를 소개했다. B 씨는 D 씨에 대해 “내 딸이 C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수업을 받고 C 고등학교에 합격한 다른 학생들도 있다”고 소개하며 “A 씨도 딸을 믿고 맡기면 C 고등학교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 씨는 밝혔다. 이에 A 씨는 2023년 11월부터 D 씨에게 수업료를 지불하고 딸이 고교 입시에 필요한 자기소개‧면접 과외 수업을 받도록 했다.
B 씨의 과외 선생님 소개는 이후로도 계속됐다. A 씨의 딸이 만약 C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치열한 성적 경쟁을 대비해 미리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며 A 씨에게 개별 교과 과목 과외 선생님들을 소개했다. A 씨의 딸은 2023년 12월부터 2024년에 걸쳐 영어‧국어‧과학‧수학‧화학‧물리 등 과목의 과외 수업도 받았다. B 씨는 올해 초에는 C 고등학교 졸업 예정인 자신의 딸을 과외 선생님으로 소개해 추가로 과외 수업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과외 선생님 D 씨와 대화하던 중 B 씨가 D 씨로부터 수업료의 50%를 소개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다른 과외 선생님들을 상대로 추가 확인 결과 일부 선생님들이 A 씨에게 받은 수업료의 40~50%를 B 씨에게 지급하고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A 씨의 딸을 지도하고 과외 수업비를 받은 과외선생님 E 씨는 직접 작성해 경찰에 제출한 사실확인서에서 “(B 씨가)과외비를 5 대 5로 나누자고 하면서 과외비 일부를 자기에게 준다는 말을 고소인(A 씨)에게 하지 말라는 말도 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B 씨 소개로 받은 과외 선생님들에게 수업료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약 2억 2000만 원으로, B 씨가 해당 선생님들로부터 과외 소개비로 받아간 금액이 1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A 씨는 “B 씨는 처음부터 D 씨가 받는 수업료의 절반이 자신의 몫이라는 것을 철저히 숨겼다. 마치 같은 학부모로서 순수한 마음으로 강사를 소개하고 신경을 써주는 것처럼 행동했다”며 “고교 입시를 위한 모든 전형에 지원하도록 유도하고, 성적을 빌미로 최대한 많은 과외를 받게 함으로써 과외 소개비를 받아냈다”고 호소했다.

‘일요신문i’ 확인결과 학부모 B 씨가 2024년과 2023년 C 고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을 맡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B 씨가 A 씨에게 말한 다른 내용 중 일부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C 고등학교에는 입학처장이란 직책이 없으며 입학부장 직책만 있다. C 고등학교 입학부장 교사는 지난 30일 ‘일요신문i’와 통화에서 학부모 B 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이며, B 씨가 A 씨에게 전했다는 해당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A 씨는 비슷한 피해를 겪은 학부모가 몇 명 더 있을 것이라며 추가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A 씨는 “B 씨가 자신이 도와주는 학부모가 몇 명 더 있다며 그들을 소개하는 자리에 간 적이 있다. 이후로 몇 번 더 만나는 과정에서 한 학부모에게 B 씨가 수업료 절반을 가져가고 있는 사실을 묻자 ‘알고 있다’고 하더라”라며 “해당 학부모는 자신 외에도 B 씨에게 당한 학부모들이 더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B 씨는 지난 4월 A 씨로부터 고소를 당하자 A 씨에게 자신이 받은 과외비 소개료를 돌려주겠다며 합의를 요청했지만 A 씨는 이를 거절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일요신문i’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1일 오전 B 씨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받지 못 했다.

2023년에는 명문대 영문학과 졸업, 11년 경력 입시 코디네이터 등 이력을 내세우며 학부모들을 속여 총 4억여 원을 받아 챙긴 전직 학원강사가 사기 및 횡령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해당 강사는 자신이 관리하는 선생님들을 소개하며 학부모들로부터 수업료와 교재비 등 명목으로만 약 1억 원 이상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대학 기부금 형식 경로를 활용해 자녀를 의대 등 명문 대학에 합격시켜주겠다며 학부모들을 꾀어 약 30억 원을 받아낸 입시 컨설턴트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이한나 법률사무소 한나 대표변호사는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에게 제일 좋은 과외 선생님을 붙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입시 브로커로서는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지 않아도 학부모를 속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때문에 학부모들이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경력 근거 자료를 요청해 확인해야 하며, 대화 내용 등 자료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