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중·일 3국은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구성을 모두 완료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은 명실상부 최강의 드림팀을 꾸렸다.
랭킹1위 시드로 제일 먼저 합류한 신진서 9단을 필두로, 치열한 국내 선발전 관문을 뚫은 강동윤, 안성준, 이지현 9단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여기에 현 국내랭킹 2위 박정환 9단이 와일드카드로 가세하며 패기와 경험이 조화된 최상의 전력을 구축했다. 특히 박정환 9단은 이번 출전으로 14년 연속 농심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이창호 9단의 13년 연속 기록을 뛰어넘었다.
한국에 5년 연속 패한 아픔을 설욕하려는 중국은 우승컵 탈환을 위해 최근 1년간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자인 딩하오, 왕싱하오, 양카이원 9단을 시드로 자동 선발했다. 또 남은 2장의 출전권을 놓고 치러진 선발전에서는 탄샤오 9단이 11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고, 마지막 한 자리는 패자부활전을 거친 접전 끝에 리친청 9단이 차지했다. 속기에 능한 탄샤오와 리친청이 합류가 주목된다. 그러나 중국 랭킹1위 자리를 오래 경험한 커제 9단과 강자 양딩신 9단 등이 선발전에 불참하면서 이전 대회들에 비해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일본은 이치리키 료, 이야마 유타, 시바노 도라마루, 쉬자위안 9단과 신예 고수 후쿠오카 고타로 7단으로 팀을 구성했다. 이치리키, 이야마, 시바노, 쉬자위안 4명은 22회 대회부터 6년 연속 동일한 진용으로 출전하며 끈끈한 조직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관록과 팀워크를 앞세워 한국과 중국의 양강 구도를 깨겠다는 각오다. 특히 응씨배 우승, LG배 결승 진출 등 최근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치리키 료 9단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이 대회 6연패를 자신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신진서 9단의 압도적인 존재감 때문이다. 그는 농심배에서만 통산 18연승이라는,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불멸의 대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신진서의 농심배 전설은 한국이 5연패를 달성하는 모든 순간에 함께했다. 제22회 대회에서 5연승으로 우승을 확정 지으며 화려하게 등장했고, 23회 대회에서는 최종 주자로 나서 4연승으로 2연패를 견인했다.
신진서 활약의 백미는 제25회 대회였다. 당시 한국은 신진서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단 1승도 건지지 못하고 탈락하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모두가 패배를 예상한 순간, 한국의 최종 주자 신진서는 중국과 일본의 강자 6명을 차례로 격파하는 기적 같은 원맨쇼를 펼치며 19년 전 이창호 9단의 ‘상하이 대첩’을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또 가장 최근인 제26회 대회에서도 한국의 마지막 보루로 나서 중국의 리쉬안하오와 딩하오를 연파하며 ‘해결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 한국의 5연패를 완성했다. 이로써 신진서는 이창호 9단이 보유했던 농심배 14연승 기록을 훌쩍 넘어 자신만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우승 상금 5억 원이 걸린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한국의 우세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신진서라는 끝판왕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국은 심리적, 전력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 한 선수가 연달아 승리하며 팀을 승리로 이끄는 연승전 방식의 대회에서 신진서의 존재감은 더욱 극대화된다.
특히 불리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역전을 일궈내는 그의 모습은 상대 팀에게는 공포 그 자체다. 신진서는 “연승에 대한 부담을 놓고 즐겁게 두고 싶다”고 밝혔지만, 그의 어깨에 실린 한국 바둑 팬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주)농심이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상금은 5억 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하면 1000만 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이후 추가 때마다 1000만 원 추가)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진다.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각국 출전선수 명단
한국 : 신진서, 박정환, 강동윤, 안성준, 이지현 9단
중국 : 딩하오, 왕싱하오, 양카이원, 탄샤오, 리친청 9단
일본 : 이치리키료, 이야마 유타, 시바노 도라마루, 쉬자위안 9단, 후쿠오카 고타로 7단
유경춘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