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탓에 금리 변동 취약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DB생명은 올해 6월 말 기준 자본총계(순자산)가 마이너스(-) 1241억 원으로 자본잠식을 기록했다. 3월 말(-1348억 원)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갔다. 회계상 자기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앞으로 갚아야 할 부채인 신종자본증권(2403억 원)까지 포함하면 6월 말 기준 순자산은 -3644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KDB생명의 보험계약부채 중 저축성보험은 52%를 차지했다. 생명보험사들은 2000년대 초반 7~8% 수준의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 경쟁을 벌였다. 금리가 하락하면 만기가 긴 고금리 저축성보험은 부메랑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KDB생명은 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 상품 판매를 늘리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KDB생명의 보험부채 내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비중은 지난해 기준 5.1%로 업계 평균(7.6%) 대비 낮다. IRFS17 체계 하에서 저축성보험은 CSM 확보에 불리하다.
올해 상반기 KDB생명의 순이익도 줄었다. KDB생명의 순이익은 1분기 27억 원에서 상반기 -103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외화거래손실이 늘어나면서 투자부문 손익이 1분기 72억 원에서 상반기 -168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보험부문 손익은 1분기 -14억 원에서 상반기 13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261억 원)와 비교하면 50% 줄었다.
KDB생명의 영업 기반은 위축되고 있다. KDB생명의 등록 설계사 수는 2020년 말 1257명에서 지난해 말 756명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KDB생명의 시장점유율은 개인보험 기준 2023년 2.5%에서 올해 상반기 말 2.0%로 떨어졌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을 바로바로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과거 금호생명 시절부터 이어진 상품 구조를 계속 안고갈 수밖에 없다”며 “보험사가 망가지기 시작하면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설계사들이 떠나면서 영업력도 더 약화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조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산은은 KDB생명 경영을 정상화한 뒤 매각에 다시 나선다는 계획이다. 산은은 2014년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부실한 재무건전성이 발목을 잡았다. 2023년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하나금융지주는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막대한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에 부담을 느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KDB생명에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DB생명의 1분기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경과조치 적용 기준 163.9%로 당국 권고치(130%)를 넘겼다. 다만 경과조치 전 기준 킥스는 40.6%로 적기 시정 조치 대상이 되는 100%에 한참 못 미쳤다. 킥스가 100% 아래로 떨어지면 경영개선 권고, 경영개선 요구, 경영개선 명령 등 금융당국의 시정 조치가 이뤄진다. 김용진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MG손해보험처럼 경영개선명령을 받는 등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산은이 증자를 진행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산은의 자금 투입은 임시방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산은이 KDB생명을 인수한 이후 투입한 자금이 1조 5000억 원에 달하지만 경영 정상화에는 실패했다. 정책금융기관인 산은이 국민 세금을 KDB생명을 살리기 위해 쏟아붓는다는 비판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름에서부터 ‘KDB’가 붙어 개인이 들기 쉽지 않다는 이미지가 있다”며 “건강보험 등 이익률이 높은 장기보험이 보험 시장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상품 개발을 통해 순이익률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산은 관계자는 “경제·규제 환경 변화, 정상화 소요 비용 등을 고려해 증자 필요성과 규모·시기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금융당국 협의 하에 적절한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며 “향후 충분히 재매각 여건이 마련되면 매각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DB생명 관계자는 “자산과 부채를 통합 관리하는 ‘ALM 전략’을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수익성 중심의 신상품 출시 확대와 전사적 비용 효율화, 투자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 다각적 개선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답했다.
산은, JC파트너스 상대 위약벌 청구 소송 최종 승소
산업은행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C파트너스를 상대로 제기한 위약벌 청구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은은 2020년부터 JC파트너스에 KDB생명을 매각하려 했으나 2022년에 매각이 무산됐다. 같은 해 산은은 JC파트너스의 귀책사유로 매각이 무산됐다며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8월 14일 대법원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가 JC파트너스를 상대로 낸 위약벌 청구 소송에서 JC파트너스의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대법원이 별도의 추가 심리 없이 원심을 확정하는 절차다.
산은은 2020년 12월 말 JC파트너스에 KDB생명 지분 92.73%를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JC파트너스가 보유한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사로 지정되면서 JC파트너스가 보험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2022년 산은은 계약을 물렀다.
법원은 JC파트너스가 위약벌로 약 19억 원을 물어내야 한다는 산은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지난 4월 2심인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사유가 무엇인지와 상관없이 거래종결 기한 내에 피고(JC파트너스)의 대주주 변경승인을 취득하지 못했다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