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 한진칼 지분 매각과 관련 “항공산업 구조개편 완료 시까지 출자금 유지가 필요하다”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이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출자금 회수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이 예정된 2026년 이후에 매각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산은의 한진칼 지분 향배는 향후 독점적 국적항공사가 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법인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친다. 산은은 2020년 12월 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돕기 위해 5000억 원의 현금을 투입해 1주당 7만 800원에 지분 10.6%를 취득했다. 산은은 당시 2000억 원을 투입해 대한항공 지분도 교환사채 형태로 취득했다. 현재 주가는 당시와 비교해 한진칼이 13만 2500원으로 87% 상승했고, 대한항공은 2만 1500원으로 12.6% 올랐다.

한진칼 2대 주주인 호반은 최근 주식을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18.46%까지 높였다. 산은 지분의 향배에 따라 조 회장 등의 지분은 35%로 낮아지고 호반은 29%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 국민연금(5.01% 보유) 등 일반 주주의 지지 여부에 따라 경영권 변동도 가능하게 된다. 산은으로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서 팔아야 투자수익이 극대화된다. 호반에 비싼 값으로 파는 것이 가장 유리한 선택일 수 있다.
산은은 또 HMM 보유 주식 전량의 사용가치와 최근 전환사채 권리 행사를 통해 취득한 7200만 주(지분율 2.29%)의 매수가격배분 평가도 8월까지 긴급 진행한다. 가치 손상은 없는지 확인하고 최근 취득한 주식이 각각 자본과 부채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공식화하는 작업이다. 매각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도 볼 수 있다.
HMM 매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이다. 영구채 전환 등으로 산은(36.02%)과 공기업인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35.67%) 지분이 72%에 육박한다. 시가로 각각 8조 2846억 원, 8조 2041억 원 등 16조 원이 넘는다. 설령 국내 5대그룹이라도 동원하기 어려운 수준의 액수다.
분리 매각을 한다면 의외로 인수자를 쉽게 찾을 수도 있다. 영구채가 모두 보통주로 전환돼 인수자 입장에서는 지분 거래 이후 경영권이 도전 받을 위험이 사라졌다. 인수 대금이 커 부담이지만 HMM 보유 자산이 많아 투입 자금 상당 부분을 단기간에 회수할 수도 있다. HMM의 올해 1분기 말 유동부채는 2조 7000억 원 수준인데 유동자산이 18조 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순이익만 3조 8000억 원에 달한다.
산은과 해진공 지분 중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일부만 매입하고, 잔여분은 자사주 매입 형식으로 사들이는 접근도 시도할 만하다. 업계에서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인수를 포기한 하림을 비롯해 포스코·HD현대·GS·동원그룹 등을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최열희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