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들은 SNS에 게시한 허위 조건만남 사이트 광고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 35명에게 가입비 등의 명목으로 14억 5000만 원을 편취하는 등 2024년 5월부터 약 6개월 동안 93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였다.
범행은 허위의 조건만남 사이트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여성의 노출 사진과 출장 만남 알선 등의 내용이 담긴 허위 조건만남 사이트를 자체 개발한 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 무작위로 광고를 게시했다.
광고를 통해 조건만남 사이트로 유입된 남성들이 회원 가입을 하고 성매매 여성 출장을 요청하면 가입비와 단계별 보안 심의비 등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금품을 가로채왔다.
이들 조건만남 빙자 사기 범죄 조직은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국내가 아닌 캄보디아 프놈펜에 거점을 뒀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해외 취업을 다녀온 뒤 범행에 가담하고 있는 사회 초년생들이 있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해 조직원들의 인적사항과 직책 등을 파악했다. 이를 통해 총책과 중간관리자 등 11명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여전히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조직원들을 검거하기 위해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추적 검거를 이어가며 추가 피해자를 확인하고 있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악성사기 범죄에 수사역량을 집중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처럼 규모가 큰 사건이 많지 않을 뿐 조건만남을 미끼로 한 범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8월 7일에는 조건만남을 빙자해 20대 남성을 모텔로 유인해 돈을 뜯어내고 감금한 혐의로 남자 고등학생 2명과 여자 중학생 1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7월 21일에는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소재의 숙박업소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20대 남성과 미성년자 등 일당 4명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조건만남을 빙자해 50대 남성을 숙박업소로 유인했다. 피해 남성이 약속된 숙박업소에 도착하자 이들은 성매매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았다. 범행을 당한 뒤 숙박업소를 빠져나온 피해자가 신고하면서 일당은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보다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조건만남 빙자 금품 편취 사건도 있다. 7월 4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강도상해 등의 혐의로 C 군 등 남성 3명과 D 양 등 여성 3명으로 이뤄진 일당 6명을 체포해 이 가운데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 6명은 모두 10대 청소년이다.
이들 일당은 조건만남을 빙자해 성인 남성들을 경기도 용인과 이천의 무인텔로 유인한 뒤 폭행을 가하고 금품을 빼앗았다. 이렇게 6월 한 달 동안 피해자 4명에게 총 1000여 만 원을 강탈했다.
상당히 조직적인 범행이었다. D 양 등 여성이 피해자 차량을 타고 무인텔로 이동하고 다른 일당들은 렌터카로 그 뒤를 몰래 따라갔다. 이후 무인텔 객실로 따라 들어간 일당이 피해자를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았다. 또한 이런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성매매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스마트폰으로 바로 대출을 받게 만들어 수백만 원을 갈취했다. 무인텔을 주된 범행장소로 이용한 것 역시 목격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런데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6명의 일당이 범죄수익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내분이 생긴 것. 이에 불만을 품은 D 양이 6월 27일 경찰에 자수하면서 이들 일당의 범행이 드러나게 됐다. 경찰은 잠복수사를 벌여 6월 29일 한 숙박업소에서 C 군 등 일당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D 양이 경찰에 자수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에도 또 한 차례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결국 경찰은 자수한 D 양을 제외한 5명을 구속했다.
이처럼 조건만남 빙자 금품 편취 사건이 점차 조직화되고 있다. 성매매를 하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 피해자가 신고하지 못한다는 점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 범행 수법도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심지어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에서 검거한 일당처럼 해외에 거점을 두고 허위로 조건만남 사이트를 만들어 범행하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그러다 보니 피해 금액도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 수억 원으로 커져가고 있다.
전동선 프리랜서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