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새벽 사망한 전 야구선수 조성민의 부검이 7일 오전 강남성모병원에서 진행된다.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이 드러날 전망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과 경찰 수사 결과 내용으로 볼 때 고인은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6일 정오 무렵 서울 수서경찰서 측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당시만 해도 부검은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일 뿐이었다.
▲ 비통함에 젖은 조성민 빈소 <임준선 기자> |
그렇지만 6일 오후 3시 40분경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장례식장 1층 로비에서 열린 유족 측 입장발표 브리핑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브리핑을 진행한 고인의 전 에이전트인 손덕기 대표는 “7일 오전 8시 30분에 부검이 예정돼 있으며 8일 오전 8시 30분에 발인할 예정”이라며 “부검은 경찰 측에서 필요하다고 해서 결정됐다. 경찰이 사망 추정시간과 신고시간 사이에 차이가 있어 부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사망 추정시간과 경찰 신고시간 사이에 차이가 있어서 부검을 결정했다는 얘기는 빈소에 있던 취재진 사이에서 상당한 화제가 됐다. 자살로 추정되는 고인의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한 절차상의 부검이 아닌 수사 과정에서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부검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사망 추정시간과 경찰 신고시간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얘기는 자칫 타살됐을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언급일 수도 있다. 이에 앞서 수서경찰서 측은 “외부 침입 흔적이나 타살로 의심할 만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으며 고인의 자살 전후 6시간 동안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사망 추정시간과 경찰 신고시간 사이에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이로 인해 경찰이 취재진에겐 공개하지 않고 유족에게만 언급한 새로운 수사 관련 정보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런 내용은 언론 보도를 통해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 역시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의혹을 제기했다. 점차 조성민의 사망은 자살과 타살 사이에서 다양한 의혹이 야기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렇지만 경찰 입장은 전혀 달랐다. 손 대표는 “경찰이 사망 추정시간과 경찰 신고시간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해서 부검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수서경찰서 형사1팀 이치균 팀장은 방대로 “경찰이 파악하고 있기로는 사망 추정 시간과 신고 시간 사이에 차이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 팀장은 “아마 유족들이 사망 추정 시간과 신고 시간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경찰 수사 과정에선 그 부분에 의혹은 없다. 부검은 사인 규명을 위한 절차일 뿐”이라고 밝혔다.
결국 사망 추정 시간과 신고시간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유족의 생각일 뿐 경찰 입장은 아니라는 것.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는 것이 고인을 위한 예의라고 생각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의 질문에 답변 중인 손덕기 대표 <임준선 기자> |
그렇다면 경찰은 사망 추정 시간과 신고시간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얘길 하지도 않았는데 왜 유족 측은 공식 브리핑에서 경찰에게 그런 얘기를 들어 부검을 결정했다고 밝힌 것일까. 이로 인해 타설설 등 다양한 의혹이 양산되기도 했다.
이는 갑작스런 고인의 사망 이후 유족과 지인들이 정신없이 빈소를 꾸리고 경찰 조사를 받고 취재진까지 대응하는 과정에서 말이 잘못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유족 측의 공식 입장 브리핑이 있었던 6일 오후 3시 40분경에도 빈소가 마련되지 못했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경찰과 유족 사이, 내지는 유족과 지인 등 장례절차를 준비 중인 이들 사이의 의사소통에서 문제가 생겨 그런 발표가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물론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 드러날 것이다. 부검이 끝난 뒤 고인의 시신은 빈소가 마련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할 예정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