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록적인 예매율을 선보이며 엄청난 오프닝 성적을 기록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도 서서히 흥행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여름 성수기가 끝나고 극장가가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점인 8월 22일 개봉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9월 14일 기준 446만 6218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557만 7986명의 관객을 모은 ‘좀비딸’, 503만 9824명 기록한 ‘F1 더 무비’에 이어 올해 개봉 영화 흥행 3위를 기록 중이다. ‘좀비딸’과는 111만 1468명의 관객 수가 벌어져 있고, ‘F1 더 무비’과는 57만 3606명 차이다. 최근 관객 동원력을 놓고 보면 ‘F1 더 무비’를 넘어설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일일 관객 수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100만 관객 이상 차이가 나는 ‘좀비딸’의 자리를 넘보긴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의 블로그 제목처럼 비수기를 맞이한 현재 극장가는 ‘개점휴업’이다. 별다른 흥행 기대작이 보이지 않는다. ‘모노노케 히메’, ‘대부’ 등 제목을 들어본 영화는 대부분 재개봉작이다. 9월 17일 개봉하는 ‘린다 린다 린다’는 최근 일본 배우들까지 대거 내한해 시사회 등 홍보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지만 사실 2006년 개봉작이 재개봉하는 것이다. 2006년 국내 개봉 당시에는 국내에서 별다른 홍보 마케팅 행사가 없었는데 20여 년 만에 재개봉하면서 일본 감독과 배우들이 내한했다. 이런 이례적인 상황은 그만큼 새로 개봉하는 기대작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직 극장을 찾는 관객은 분명히 존재한다. 9월 둘째 주말에는 한국 영화 ‘얼굴’이 새로운 다크호스가 돼 이런 관객들을 끌어모으며 개점휴업 사태를 그나마 막아냈다. 9월 11일 개봉해 3만 5020명의 관객을 동원한 ‘얼굴’은 3만 3824명에 그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을 밀어내고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9월 14일 기준으로는 총 31만 713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같은 시기 36만 4268명 관객 수를 기록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과 4만 7026명만이 차이날 정도로 선전했다.

A급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일급 30만 원의 적은 출연료만 받고 러닝개런티 계약을 맺었다. 영화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으로 연 감독은 “한 번의 실험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영화를 만들었던 것과는 다른 기준으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게 시스템화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9월 17일에는 ‘린다 린다 린다’, ‘모노노케 히메’, ‘대부’ 등의 영화가 재개봉하고 강기영 주진모 박호산 고창석 서혁 이한위 등에 출연하는 한국 영화 ‘빌리브’가 개봉한다. 세 명의 감독(이종석, 라희찬, 박범수)이 ‘믿음’에 대해 각자의 시선으로 연출한 옴니버스 스낵무비 ‘빌리브’가 ‘얼굴’처럼 개점휴업 극장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줄지에 영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리고 한 주 뒤인 24일에는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윤여정이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결혼 피로연’ 등이 개봉한다. 한국영화 하반기 최고 기대작인 ‘어쩔수가없다’가 예상대로 엄청난 흥행 기세를 이어갈지 여부가 극장가의 부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안타깝게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무관에 그쳤지만 관객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어쩔수가없다’가 흥행에 성공해 개점휴업 상태를 극복하면 분위기가 추석 성수기로 이어질 수 있다.

‘어쩔수가없다’도 영화 할인권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특히 ‘어쩔수가없다’가 개봉하는 9월 24일은 ‘문화의 날’로 ‘영화 관람료 6000원 할인권’을 사용하면 1000원에 관람이 가능하다. 역시 ‘영화 관람료 6000원 할인권’ 사용이 가능한 문화의 날인 7월 30일 개봉한 ‘좀비딸’은 개봉일 하루 동안 무려 43만 명을 동원했다.
다만 정부 배포 2차 영화 관람료 할인권은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결제 시 선착순’ 방식으로 변경됐다. 영화관별 보유 수량이 소진되면 할인은 종료되며, 회원별 쿠폰함의 미사용 할인권도 자동 소멸된다. 9월 24일 이전에 188만 장이 대부분 소진된다면 관객 동원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
참고로 9월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 동안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163만 396명이었다. 이런 추세라면 극장을 찾는 관객이 모두 영화 관람료 할인권을 사용할 경우 일주일에서 10일 사이에 모두 소진된다. 다만 모든 관객이 할인권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1차 영화 관람료 할인권이 35일 동안 262만 장 사용됐음을 감안하면 하루 사용량은 약 7만 5000장으로 일주일 동안 53만여 장이 사용됐다. 이런 점들을 종합한다면 ‘어쩔수가없다’가 개봉하는 24일에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할 수 있다. 다만 ‘결제 시 선착순’ 방식으로 인해 지난 1차보다 더 빨리 소진될 수 있는 만큼 2차 영화 관람료 할인권은 가급적 빨리 사용하는 게 좋다.
김은 프리랜서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