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첫 방송 시청률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당시 '트웰브'의 시청률은 8.1%로 전체 채널 동시간대 1위였다. KBS의 토일 미니시리즈라는 다소 낯선 편성 방식에도 이 정도의 시청률이 나왔다는 것에는 마동석이라는 유명 배우의 이름값이 적지 않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2022년부터 꾸준히 1년에 한 편씩 개봉했던 마동석의 대표작 '범죄도시'의 신작이 공개되지 않았던 만큼 그의 전매특허 '주먹 액션'을 영화관이 아닌 안방에서, 조금 더 긴 호흡으로 보는 것을 기대한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트웰브'의 첫 방송에 모여들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감은 오래 가지 못했다. 바로 다음 날인 8월 24일 2회에서 시청률이 5.9%로 하락한 뒤, 3회에서는 4.2%로 첫 회 대비 절반 가까이 시청자들이 탈주했다. 반 토막 난 시청률은 회복될 기미 없이 가장 최근 방영된 6회(9월 7일 방송)에서는 2.6%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드라마판에서 0~1%대 시청률 작품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지만, 인기 배우인 마동석을 앞세웠음에도 이 정도까지 시청률이 급락한 것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다소 충격적이라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익명을 원한 한 영화계 관계자는 "설정이나 CG 연출 등에서 좀 유치하게 보일 수는 있어도 지상파 방영 드라마로써는 꽤 신선한 시도이기도 했고, 마동석 배우가 오랜만에 출연한다는 점에서 그래도 중간급 성적은 거둘 수 있지 않겠느냐고 예측했는데 빗나갔다"며 "시청자들의 혹평도 그렇지만 첫 방송 이후 화제성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 게 제작사나 방송사 모두에게 우려스러운 부분일 것 같다"고 짚었다.

사실 '트웰브'를 향한 시청자들의 비판은 마동석이 '제작자 마동석'으로 그동안 만들어 온 작품들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누적 관객 3000만 명을 돌파하며 성공한 영화 프랜차이즈 시리즈로 자리매김한 '범죄도시'를 제외하고 마동석이 제작자로 이름을 올린 작품들은 대부분 이와 비슷한 혹평을 받으며 흥행에서도 여러 번 고배를 마셔야 했다. 올해 4월 개봉한 퇴마 액션 판타지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제작)는 물론, 코미디 영화 '압꾸정'(2022, 제작), 넷플릭스 영화 '황야'(2024, 제작·각색) 등이 그 예다. 참신한 소재와 좋은 배우들을 모았지만 구멍 투성이의 엉성한 서사, 관객 또는 시청자가 쉽게 공감할 수 없는 캐릭터들의 급격한 감정 변화, '자기 복제'로 꼽히는 마동석의 매번 비슷비슷한 연기 방식이 공통적인 지적 사항이었다.
실제로 마동석이 제작과 주연을 모두 맡고 있는 작품 가운데 대다수는 '배우 마동석' 또는 그가 만들어낸 '마블리'(마동석+러블리)형 캐릭터에 과하게 의존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70세가 되더라도 계속해서 액션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지만, '최고의 무력과 약간의 귀여움, 코믹함까지 갖춘 액션형 캐릭터'로 연달아 출연하며 짧은 시간에 비슷한 캐릭터성을 소비하다 보니 차기작에서의 활약이 그다지 기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웰브'의 경우는 앞선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대중들에 익숙한 마동석 캐릭터를 내세우긴 했지만 출연 무대를 드라마로 변경했다는 점이 대중들에게 차별화로 다가왔다. 좀 더 긴 호흡으로 본다면 기존의 마동석과는 다른 부분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였다. 전작인 '38사기동대'의 백성일, '나쁜 녀석들'의 박웅철처럼 드라마에서 마동석이 구축한 캐릭터는 영화 속 마블리와는 또 다른 신선한 느낌을 주며 대중들에게 사랑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동석 제작' 작품에서 똑같이 지목되는 단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트웰브' 속 마동석이 연기한 태산 역시 큰 박수를 받지 못한 채 퇴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KBS가 토일 미니시리즈를 편성하면서 마동석을 첫 타자로 내세웠던 것은 대중들이 그에게 가진 안정감을 통해 좀 더 손 쉬운 시청률 보장을 노렸기 때문일 것"이라며 "마동석이 제작한 작품들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한다는 것은 그 안정감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인 만큼, 제작의 방향성 같은 부분에서 변곡점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