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두산은 자체 사업을 가지고 있는 사업형 지주사다. 현재 자체 영위 사업은 전자소재 사업인 전자BG, 통합 IT서비스 사업 디지털이노베이션BU 등이다. (주)두산은 해당 사업의 확장을 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자산총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자BG와 디지털이노베이션BU의 매출액이 전체 연결기준 매출액에서 차지한 비중은 5.55%, 0.31% 수준이다.
(주)두산의 상반기 기준 재무구조를 살펴보면, 자본총계는 3조 1467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4.57%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같은 시기 부채총계는 3조 4376억 원으로 6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주)두산의 부채비율은 67.9%에서 109.2%까지 급등했다. 부채가 급증하면서 자산총계 규모도 커졌다. 자산총계는 지난 상반기 기준 6조 5843억 원을 기록해 전년 5조 535억 원보다 30% 확대됐다.
지주비율 산정할 때 자회사의 주식가액은 장부가로 계상하는데 이는 ‘시가’가 아니라 장부가액로 판단한다. (주)두산의 자회사는 지난 상반기 기준 △두산에너빌리티(약 2조 5363억 원, 이하 장부가액) △두산로보틱스(약 900억 원) △두산베어스(약 56억 원)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약 2063억 원)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894억 원) △두산경영연구원(약 80억 원) △두산인베스트먼트(100억 원)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약 2017억 원) △오리콤(약 231억 원) 등 9개사다. 이들 총 장부가액은 3조 1704억 원 수준으로 지주비율은 48.1%로 지난해 말 기준 61.3%보다 13.2%포인트 하락했다.
(주)두산 측은 과거에도 재무구조의 변화에 따라 지주사 지정과 해제를 반복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주)두산은 200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3차례 지주사에서 해제됐다. 2009년 지주사 지정 후 6년간 지주사 체제를 유지했지만 자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2015년 지주사 지정이 해제됐다. 손자회사를 자체 사업을 편입하면서 지주비율이 낮아진 것.
이후 구조조정 시기 지배구조가 정리되면서 다시 지주비율 요건 기준선을 오르내리면서 2021년 1월 지주사 전환이 된 뒤 한 달 만에 지주사 전환에서 해제됐다. 같은 해 다시 지주사 전환이 된 이후 지난 상반기까지 지주사 요건을 갖추게 되면서 두산그룹은 지주사 체제를 이어가고 있었다.
지주사 체제는 순환출자 체제보다 투명한 지배구조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지주사 체제에서는 지주사의 소수 지분으로 전체 그룹을 장악할 수 있어 공정거래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부채비율을 제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부채비율이 200% 이하로 제한된다.
결과적으로 지주사 체제에서 벗어나면서 (주)두산의 선택지는 넓어졌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규제에서 벗어난 것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해석에서다. 실례로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에서는 증손자회사의 상장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손자회사는 다른 계열사 주식을 소유하려면 100%의 지분을 확보해 자회사(증손자회사)로 편입해야 허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주사 체제에서 벗어나면서 상장 가능성이 열렸다.

(주)두산이 지주사에서 제외되면서 그룹 개편도 용이해졌다. 지주사는 자회사 외에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지만 지주사가 아닌 현재로서는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소유할 수도 있다.
이창민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유도하는 것은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타당한 명분 없이 지주사 체제에서 벗어나는 것이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지주사 체제가 무분별한 투자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데, 해당 규제에서 벗어나는 것이 (두산그룹에) 좋은 일인지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지배구조 관련 전문가는 “지주사 체제는 소수의 지분으로 전체 그룹을 장악할 수 있어 그 나름의 폐해가 있다”면서 “그럼에도 정부 입장에서는 순환출자 구조보다 투명하게 관리·감독할 수 있어 규제책을 둬 권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두산이 실질적 지주사 지위는 유지하면서 지주사 규제를 회피해 시장에서의 우려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두산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제외 후 변화는 없다”면서 “(주)두산의 자체사업과 관련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투자의 필요성에 따라 투자가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지주사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