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히 ‘뻗치기(기자가 취재원을 만나기 위해 무작정 기다리는 일)’도 일상이 됐다. 뻗치기는 국회나 당사 안에서 취재를 이어오던 정치부 중견 기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한 지상파 기자는 “밖에 2시간 정도 있었다. 몇 년 만에 하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취재 경쟁은 비단 인수위 안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전문·실무위원 임명장 수여식이 있던 9일, 김용준 위원장이 연수원 구내식당이 아닌 근처 한 수제비집에서 점심을 한다는 소식을 입수한 몇몇 매체 기자들은 미리 식당을 잠입(?)해 있기도 했는데 “별로 영양가가 없었다”고 한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유행시킨 말이다.
윤 대변인은 “이번 인수위는 특종도 낙종도 없다”라고 단언했지만 이날도 단독기사는 존재했다. 한 매체에서 “차기 국무총리 인선은 20일께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해 삽시간에 퍼진 것이다. 알고 보니 임명식 당시 행정안전부가 인수위원들에게 돌린 내부 자료를 이용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한 종편채널 기자는 “임명장 수여식은 풀(공동취재)로 들어간 거 아니었나”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해당 기사가 나간 뒤 조윤선 대변인은 백브리핑에서 “아직 해당 기사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인선 일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다음날 박선규 대변인은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시점으로 역산을 하면 1월 중순 정도 총리에 관한 대략적 윤곽이 나타난다는 산술적 계산에 의한 것이라고 우선 이해해주셔야겠다”라고 일부 시인했다. 이와 더불어 박선규 대변인은 유일호 비서실장과의 인터뷰를 내 보낸 한 일간지에 유감을 표하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 해당 매체 기자가 유 비서실장에게 면담을 신청한 뒤 몇 마디 나눈 것을 인터뷰 기사로 내보낸 것이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