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연봉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1월 15일부터 시작하는 9개구단 전지훈련에 맞춰 9개 구단 선수 대부분은 연봉 협상을 마무리 짓고, 캠프로 떠날 준비를 마쳤다. 설령 연봉 협상을 끝내지 못한 선수들이라도 연봉조정신청보단 캠프에서 연봉 계약을 끝마치겠다는 태도다. <일요신문>에서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연봉 계약에 성공한 선수 3명과 기대 이하의 연봉 계약을 마친 3명의 선수를 꼽았다.
# 연봉계약에 성공한 BEST 3
1. 박병호(넥센)
2012 연봉 : 6000만 원→
2013 연봉 : 2억 2000만 원
▲ 연봉 홈런을 친 넥센 박병호.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
하지만, 역대 최고 인상액 기록은 양 위원이 갖고 있다. 삼성 시절 양 위원은 2007년 4억 원을 받다가 2008년 7억 원으로 연봉이 3억 원이나 인상됐다. 참고로 한화에서 LA 다저스로 떠난 류현진은 역대 연봉 인상률 최고 기록 보유자다. 2006년 2000만 원을 받았던 류현진은 그해 신인왕과 정규 시즌 MVP를 동시에 수상하며 다음 해 1억 원을 받았다. 연봉 인상률은 무려 400%였다.
2. 윤희상(SK)
2012 연봉 : 4500만 원 →
2013 연봉 : 1억 3000만 원
2004년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SK에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윤희상은 당시 계약금 2억 원을 받았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프로 9년 차가 되도록 그의 연봉은 4500만 원이었다. 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인 9441만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윤희상은 오랜 설움을 단번에 해소했다. 28경기에 등판해 10승9패 평균자책 3.36을 기록한 것이다. 입단 8년 차까지 통산 3승에 그쳤던 윤희상은 선발진이 붕괴한 SK에서 유일한 10승 투수가 됐다.
윤희상의 연봉 인상률 189%는 2009년 김광현이 기록한 225%(4000만원→1억 3000만원)에 이어 팀 역대 두 번째 인상률이다.
3. 장원삼(삼성)
2012 연봉 : 2억 2500만 원→
2013 연봉 : 4억 원
지난 시즌 장원삼은 상복이 터졌다. 먼저 17승6패 평균자책 3.55를 기록해 다승왕에 올랐다.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2승을 거두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덕분에 우승반지까지 끼었다. 골든글러브에서도 ‘평균자책왕’ 브랜든 나이트(넥센)를 제치고 투수 부문 수상자가 됐다.
겨울엔 돈복까지 터졌다. 삼성은 2억 2500만 원을 받던 장원삼에 1억 7500만 원(77.8%)이 인상된 연봉 4억 원을 제시했다.
4억 원이면 FA와 다년계약을 체결한 선수들을 제외하면 최상위권이다. ‘국민 우완 에이스’ 윤석민(KIA)보다도 2000만 원이나 많다.
# 연봉계약에 실패한 WORST 3
1. 송승준(롯데)
2012 연봉 : 3억 원→
2013 연봉 : 3억 1000만 원
▲ 롯데 송승준은 지난 몇 년 간 선발투수로서 최고의 내구성을 보여줬다. 연봉 인상이1000만 원에 그쳐 다소 억울할 법도 하다. |
여기다 송승준은 28번의 경기를 모두 선발로 등판해 163이닝이나 소화했다. 선발경기는 리그 공동 3위, 투구이닝은 10위였다. 꾸준함과 내구성에서도 최고였다. 2007년부터 2012시즌까지 6년 동안 156경기에 선발 등판해 941 1/3이닝을 책임졌다. 이 기간 리그에서 송승준보다 많은 경기에 등판한 선발투수는 없다.
국외야구에 정통한 한 야구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이었으면 송승준의 연봉은 1억 가까이 올랐을 것”이라며 “다승을 연봉 평가의 절대 기준으로 삼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2. 서건창(넥센)
2012 연봉 : 2400만 원→
2013 a연봉 : 7700만 원
지난 시즌 서건창은 또 한 명의 ‘신고선수 출신 스타’가 됐다. “서건창이 누구야?”했던 야구인들은 지난 시즌 서건창이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6리 115안타(1홈런) 70득점 39도루를 기록하자 깜짝 놀랐다. 서건창이 신인왕과 골든골러브 2루수 부문 수상자까지 되자 주가는 폭등했다.
주가 폭등은 고스란히 몸값 상승으로 반영됐다. 최저연봉 2400만 원에 불과했던 서건창은 올 시즌 7700만 원에 계약했다. 연봉인상률은 무려 220.8%. 하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서건창의 연봉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다. 이유가 있다.
프로야구 규약상 5000만 원 이하 연봉자는 1군에 있는 날짜만큼 추가 연봉을 받게 된다. 따라서 지난 시즌 풀타임을 뛴 서건창의 실질 연봉은 4000만 원 정도였다. 4000만 원에서 7700만 원으로 올랐다면 실질 연봉 인상률은 채 100%가 되지 않는다.
3. 윤석민(KIA)
2012 연봉 : 3억 8000만 원→
2013 연봉 : 3억 8000만 원
팀 내 고과성적만 보자면 윤석민은 연봉 인상요인이 별로 없다. 되레 삭감 대상이다. 그도 그럴 게 2011시즌 17승5패 평균자책 2.45를 기록한 데 반해 지난 시즌엔 9승8패 평균자책 3.12에 그쳤다.
하지만, KIA는 삭감 대신 동결을 선택했다. 문제는 윤석민이 올 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는 것이다. 대개 FA가 되는 마지막 해는 연봉이 뛰어오른다. 소속구단이 FA선수를 놓칠 것을 대비해 보상액을 높게 받고자 일부러 몸값을 올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KIA도 윤석민의 몸값을 올리는 게 마땅했다. 어째서 KIA는 동결을 선택한 것일까.
KIA 관계자는 “윤석민이 일찌감치 미국 진출을 선언한 마당에 보상액은 꿈도 꿀 수 없다”며 “그럼에도 삭감하지 않은 건 에이스의 자존심을 최대한 살리려는 의도다”고 설명했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